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명 당구선수 차유람(35)씨의 남편인 이지성(48·본명 고요셉)씨가 차씨와 김건희 여사, 나경원 전 의원, 배현진 의원의 외모를 비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씨는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에게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지성 작가가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스1

◇이지성, 차유람 인사시키고 "분위기가 참 밝아지네요"

이씨는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 특강 첫 번째 강의인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 강사로 나서 "국민의힘에는 젊음의 이미지, 여성의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국민들로부터 많이 들었다"며 "대한민국 보수정당을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 이미지"라고 했다.

이어 아내 차씨에게 입당을 권유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당신이 들어가면 국민의힘이 젊고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로 바뀌지 않겠나"라며 "내가 보기에는 배현진씨도 있고, 나경원씨도 있고,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당에)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발언 직후 의원들이 앉은 객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차씨가 입당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여러분들의 축복인 우리 차유람 선수가 국민의힘에 원래 한 2년 뒤에 입당하려고 했는데, 제가 강하게 푸시를 했다"며 "제가 여러분께 엄청난 선물을 안겨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부부를 좀 예쁘게 봐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2022년 5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회의에 앞서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차유람 선수 입당환영식에서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조선DB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작가가 (아내 차씨에게) 우리 당에 가서 좀 도와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라고 묻자 이씨는 "네, 제가 강요했다"라고 웃으며 답하기도 했다.

이씨의 아내인 차씨는 지난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던 5월 13일 입당해 국민의힘 홍보와 유세를 맡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다수 참석한 이날 연찬회에는 차씨도 참석했다. 이씨가 "우리 차유람 선수가 입당을 하게 돼 제가 후광을 입어 이렇게 온 게 아닌가 싶다. 인사 좀 하세요"라고 말하자, 객석 앞줄 오른쪽에 앉아 있던 차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이씨는 "분위기가 참 밝아지네요"라고 했다.

이씨는 강연 후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배현진 의원, 나경원 의원, 김건희 여사도 젊고 아름답지만 숫자가 부족하다. 차유람까지 합세해야 국민의힘 이미지가 젊고 아름다워진다"며 "이런 취지로 그것도 농담으로 한 말인데. 아이고, 일없다"라고 적었다.

또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다. 한국 사회 눈치 되도록 안 보겠다"라며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음껏 말하면서 살겠다"라고 썼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의 정책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아름다운 운운, 여성 이미지로만 재단" 배현진 "팔불출"

이씨의 발언에 대해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며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위 발언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아름다운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 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잘생긴 남자 정치인'이란 언급은 우리가 찾기 어렵다. 그런데 유독 여성정치인에게만 이를 붙이는 것이 바로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본인은 배우자 입당 권유를 설명하면서 나쁜 의도가 아닐 수 있지만, 결국 국민에게는 그리 읽힌다. 사과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점심 일정이 있어 천안 연찬회장에 뒤늦게 도착했더니 앞선 강연자인 이 작가께서 안타깝게도 부적절한 말씀을 남기고 가셨군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부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 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답니다"라고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이지성, 배현진에겐 사과…나경원에겐 "발언 하나 붙들고, 실망"

이씨는 배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아 "부적절하게 들리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지적해주신 말씀,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나 전 의원에게는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씨는 "나경원 의원님도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졌다는 제 발언에 불쾌함을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다"면서 "하지만 꼰대당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시켜 온 사람이 저일까요? 의원님일까요?"라고 했다.

이어 "저는 연찬회에서 교육 개혁, 문화 프로젝트, 북한 인권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며 "이런 주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라는 발언 하나를 붙들고 이렇게 반응하시는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또 이씨는 "저는 잘생기거나 근육질인 남성 정치인이 있다면, 잘생겼다, 멋진 몸을 가졌다며 칭찬할 것"이라며 "참고로 저는 한동훈 장관은 외모적으로 참 깔끔하고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썼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오해할 만하다, 유감" 김기현 "말꼬리 갖고 그렇게"

이씨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씨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저는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다소 보충해주라는 뜻으로 들었다"면서 "그런데 앞뒤 자세히 보니까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말꼬리를 갖고 그렇게…"라며 "전체 맥락을 봐야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