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심리를 마친 가운데,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23일 언론에 공개됐다. 탄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한 내용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국민의힘의 법률 대리인이 탄원서를 유출했으며, 유출 경위를 알 수 없도록 이미지 파일을 수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법원에 제출한 자필 탄원서가 유출된 것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셀프 유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에 보도된 사진을 흑백 반전하면 '열람용'이라는 글자가 보이며, 국민의힘 측 법률 대리인이 자신의 자필 탄원서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게 이 전 대표 설명이다. /페이스북 캡처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건기록은 채무자(국민의힘) 측 대리인이 열람 가능하다. 그것 캡처해서 본인들이 유출한 것 아닌 것처럼 PDF(파일) 하나 만들고 언론인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PDF 파일을 분석해 유출 경로를 추정하기도 했다. 그는 "PDF에는 메타데이터(Metadata)라는 것이 있다. 까보니 10시 59분 49초에 누군가가 맥OS(MacOS)에서 PDF 뽑아냈다"며 "'열람용'이라고 뒤에 나오는 것 보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위아래에 누가 열람했는지는 이미지 크롭해서 잘라내고. 19일에 제출한 편지 22일에 송달받고 23일에 언론에 보도(했다)"고 적었다.

이 글과 함께 이 전 대표는 자필 탄원서가 윤석열 대통령을 신군부에 비유한 내용인 것은 잘못됐으며, 여권에서 비판적 반응이 나왔다는 한 매체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도 넘었다, 격앙' 기사 내려고 법원에 낸 자필 편지를 유출하고 셀프 격앙까지 한다"며 "셀프 유출 후에 셀프 격앙"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남부지법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자필 탄원서 기사를 최초 보도한 언론사에서 이미지 파일 밝기를 최대로 올려서 문서에 적힌 '열람용'이라는 글자를 안 보이게 처리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지 속 흰색을 검은 색으로 반전 처리한 사진을 올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열람용' 글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하여간 자기들이 '열람용' 까지 찍힌 거 셀프 유출해 놓고는 셀프 격앙하는 걸 보니까 가처분 결과에 부담이 많이 가는가 보다"라며 "상대 자필편지를 '열람용'으로 캡처해서 언론에 돌리는 행동을 정당에서 하는 것이 법조인들이 보기에는 말이 되는 행위일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물어본 분들은 처음 본다고 한다"고 썼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부장판사 황정수)에 제출한 A4 용지 4장 분량의 자필 탄원서에서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절대자는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을 신군부(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유하며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을 호소한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 자필 탄원서. /뉴스1

또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대대표 등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그들이 주도한 당내 권력 쟁탈 시도가 사법부의 판단으로 바로 잡힌다고 하더라도, 면을 상하지 않도록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 전 대표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윤리위원회 징계절차 및 경찰 수사 절차 정리, 대통령 특사 중재 등을 제안받았다"면서 "저에게 내려진 징계절차나 수사절차에 대해 언급하면서 타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모멸적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에 단번에 거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