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100일 간에 대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절망감을 줬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대한민국 혁신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새로운 지도자가 선출되면 취임 100일은 집권 목표, 무엇을 할 것인가를 판별할 수 있는 기간이다. 지난 100일 동안 (윤석열 정부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절망감을 주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에서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충돌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 여론 형성으로 오늘날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그러면 당연히 국민 여론에 냉정하게 귀를 기울여야 하고 국민이 왜 이러는가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무감각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 초기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취임) 100일 밖에 안됐다, 남은 기간 많으니 만회할 수 있다’, 그거 절대로 안 된다. 지금 상황을 빨리 극복 못 하고 연기하면 문제는 점점 더 꼬인다.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거기에 맞는 답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김 전 위원장은 “주변에 전혀 정치 감각 없는 사람들이 조금만 기다리면 잘되니 마니 이런 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전반적인 전망을 잃어버린다”라며 “대통령이 이너서클에 갇히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했다. 이어 “대선 후보 시절에 윤 대통령에게 한 이야기가 ‘제발 똑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주변에 많이 쓰지 말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라며 “더군다나 지금 여소야대 상황에서 참모진 전원이 정무적인 감각이 투철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에 대해서는 “책임이 양쪽에 다 있다고 본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력의 부재다. 리더는 참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때 같이 했으면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품어주는 아량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어서 오늘날 같은 ‘묘한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