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측에 제안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구상’을 거부했다. 김여정은 조선중앙통신 등에서 발표한 담화에서 윤 대통령을 직함 없이 이름으로 부르면서, 원색적인 표현의 ‘막말’을 하기도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김여정은 “남조선 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적개심을 보였다.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아무개밖에 없었는가”라고도 했다.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는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 “하나 마나 한 헛소리” 등으로 매도했다

대통령실은 김여정 담화에 대해 “북한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개발 의사를 지속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여정 담화에 대해 “무례하고 품격없는 표현으로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 왜곡해서 비판한 데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이런 태도는 예상 가능한 범위에 있었던 만큼 남북관계에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북한을 설득하고 한편으로 필요하다면 압박하고 해서 대화로 유도할 생각”이라고 했다.

통일부도 이효정 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무례한 표현으로 우리 대통령을 비난하고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오는 대신, 우리의 구상을 왜곡하고 오히려 핵 개발 지속의사를 언급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며 “북한은 이제라도 우리의 담대한 구상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북한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임을 인식하고 심사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김여정의 담화 전문

허망한 꿈을 꾸지 말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

할 말이 그렇게도 없었거나 또 하나마나한 헛소리를 했을바에는 차라리 입을 옹다물고있는편이 체면을 유지하는데 더 리로웠을것이다.

윤석열의 《8.15경축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민심도 떠나가는 판국에 윤석열이 애당초 그런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면 오히려 더 나았을듯싶다.

내가 윤석열을 걱정해서 이 말을 해주는것이 아님은 삼척동자도 다 알터이고 하도 남쪽동네에서 우리의 반응을 목빼들고 궁금해하기에 오늘 몇마디 해주는것이다.

만약 연단에 정 나서고싶었다면 도대체 얼마만큼이나 품들여 머리를 굴렸기에 그렇게도 체면 하나 제대로 챙길 말을 고르기 힘들었을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윤석열은 온통 《공산세력과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공산침략에 맞서 자유세계를 지키기 위한》것따위의 궤변과 체제대결을 고취하는데만 몰념하였다.

입에 담기 참으로 미안하다만 역시 개는 엄지든 새끼든 짖어대기가 일쑤라더니 명색이 《대통령》이란것도 다를바 없다.

가장 역스러운것은 우리더러 격에 맞지도 않고 주제넘게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무슨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수 있는 《과감하고 포괄적인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는 황당무계한 말을 줄줄 읽어댄것이다.

한때 그 무슨 《…운전자》를 자처하며 뭇사람들에게 의아를 선사하던 사람이 사라져버리니 이제는 그에 절대 짝지지 않는 제멋에 사는 사람이 또 하나 나타나 권좌에 올라앉았다.

이미 지난 5월 《취임사》에서 북남관계를 개선할 그 무슨 구상이라도 품고있는듯 냄새를 피운데 이어 미국과 주변국들에 설명해가며 리해와 지지를 청탁해대는 등 나름대로 숱한 품을 들인것같은데 이번에 내놓은 《구상》이라는것이 참 허망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소위 《대통령》이라는자가 나서서 한다는 마디마디의 그 엉망같은 말들을 듣고 앉아있자니 참으로 그쪽 동네 세상이 신기해보일따름이다.

정녕 《대통령》으로 당선시킬 인물이 저 윤아무개밖에 없었는가?

《담대한 구상》?

그러면 내가 그 허망성을 한마디로 대답해주겠다.

윤석열의 《담대한 구상》이라는것은 검푸른 대양을 말리워 뽕밭을 만들어보겠다는것만큼이나 실현과 동떨어진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겠는지,또 북남관계를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평할런지도 전혀 개의치 않았으니 그나름대로의 《용감성》과 넘치게 보여준 무식함에 의아해짐을 금할수 없다.

몇마디 충고하고저 한다.

《담대한 구상》은 새로운것이 아니라 10여년전 리명박역도가 내들었다가 세인의 주목은커녕 동족대결의 산물로 버림받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다.

력사의 오물통에 처박힌 대북정책을 옮겨베껴놓은것도 가관이지만 거기에 제식대로 《담대하다》는 표현까지 붙여놓은것을 보면 진짜 바보스럽기 짝이 없다.

우선 《북이 비핵화조치를 취한다면》이라는 가정부터가 잘못된 전제이라는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력대 선임자들은 물론 하내비처럼 섬기는 미국까지 어쩌지 못한 《북핵포기》의 헛된 망상을 멋모르고 줄줄 읽어가는것을 보자니 참으로 안됐다 하는 안스러움,분명 곁에서 잘못 써준 글이겠는데 아직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냅다 읽어버렸다는 불쌍한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흥정할것이 따로 있는 법,우리의 국체인 핵을 《경제협력》과 같은 물건짝과 바꾸어보겠다는 발상이 윤석열의 푸르청청한 꿈이고 희망이고 구상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천진스럽고 아직은 어리기는 어리구나 하는것을 느꼈다.

권좌에 올랐으면 2~3년은 열심히 일해봐야 그제서야 세상돌아가는 리치,사정을 읽게 되는 법이다.

어느 누가 자기 운명을 강낭떡따위와 바꾸자고 하겠는가.

아직 판돈을 더 대면 우리의 핵을 어째볼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부질없는 망상에 사로잡혀있는자들에게 보내줄것은 쓰거운 경멸뿐이다.

북남문제를 꺼내들고 집적거리지 말고 시간이 있으면 제 집안이나 돌보고 걱정하는것이 좋을것이다.

가뜩이나 경제와 민생이 엉망진창이여서 어느 시각에 쫓겨날지도 모를 불안속에 살겠는데 언제 그 누구의 《경제》와 《민생》개선을 운운할 겨를이 있겠는가.

우리 경내에 아직도 더러운 오물들을 계속 들여보내며 우리의 안전환경을 엄중히 침해하는 악한들이 북주민들에 대한 《식량공급》과 《의료지원》따위를 줴쳐대는것이야말로 우리 인민의 격렬한 증오와 분격을 더욱 무섭게 폭발시킬뿐이다.

오늘은 《담대한 구상》을 운운하고 래일은 북침전쟁연습을 강행하는 파렴치한이가 다름아닌 윤석열 그 《위인》이다.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것이 간절한 소원이다.

남조선당국의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자체가 싫다.

《담대한 구상》으로도 안된다고 앞으로 또 무슨 요란한 구상을 해가지고 문을 두드리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을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윤석열은 자기 패당들이 때없이 나서서 무식하게 내뱉는 대결적망발들이 어떤 큰 위협을 키우게 되겠는가를 깊이 걱정해보는것이 좋을것이다.

부언하건대 우리와 일체 상대하지 않는것이 상책이라고 한 우리의 권언을 순간도 잊어서는 안된다.

끝으로 한마디 더,참으로 안됐지만 하루전 진행된 우리의 무기시험발사지점은 남조선당국이 서투르고 입빠르게 발표한 온천일대가 아니라 평안남도 안주시의 《금성다리》였음을 밝힌다.

늘쌍 《한》미사이의 긴밀한 공조하에 추적감시와 확고한 대비태세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외우던 사람들이 어째서 발사시간과 지점 하나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지,무기체계의 제원은 왜서 공개하지 못하는지 참으로 궁금해진다.

제원과 비행자리길이 알려지면 남쪽이 매우 당황스럽고 겁스럽겠는데 이제 저들 국민들앞에 어떻게 변명해나갈지 정말 기대할만한 볼거리가 될것이다.

주체111(2022)년 8월 18일

평 양(끝)

◇김여정 담화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 전문

<< 김여정 담화(8/19) 관련 대통령실 입장 >>

o 북한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하며 무례한 언사를 이어가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을 왜곡하면서 핵개발 의사를 지속 표명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함.

o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한 스스로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재촉할 뿐임.

o 「담대한 구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한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북한이 자중하고 심사숙고하기를 촉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