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18일 대통령실에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에게 대체복무제도를 적용해달라고 건의했다. BTS는 부산시가 추진하는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BTS가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군 복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엑스포 개최 도시 시장으로서 고심 끝에 대통령께 건의를 드리게 되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군 복무 의무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제 건의는 BTS에게 군 면제라는 특혜를 주자는 의미가 아니다.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게 되면 멤버들은 군 복무 못지않은 국가적 책임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BTS가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받게 될 경우 “그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되는 것”이라며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열망하는 부산시민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박 시장은 공개한 건의서에서 “부산시장으로서 고심 끝에 펜을 들었다. BTS의 예술·체육요원 대체복무제도 적용을 간곡히 건의한다”며 “대통령님께서 대승적으로 결단해주실 것을 간곡히 건의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국가를 위해 헌신한 예술·체육인들에게 예외적으로 대체복무제도를 적용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했다. “1994년에는 이창호와 바둑 대표들이 적용받았고, (2002년) 월드컵 때는 16강에 진출했다는 이유로 대체복무제도 대상이 아님에도 특전을 받았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위를 기록한 프로야구 선수들도 예외적으로 적용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박 시장은 “우리의 (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로마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사우디가 결코 갖지 못한 강점을 갖고 있다. BTS의 브랜드 가치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했다. 이어 “(BTS는) 이번 가을 부산에서 엑스포 유치를 위한 글로벌 콘서트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병역 문제가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으면, BTS는 사실상 활동을 접을 수박에 없다”고 했다.
앞서 이기식 병무청장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BTS 멤버들의 병역특례와 관련해 “여러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일단은 대체복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보고 있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같은 회의에 참석해 “공정성과 형평성, 병역자원 감소 등 원칙적인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할 방법”을 언급했다. 병역특례 확대 논의는 신중해야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BTS가) 군에 오되 연습 기회를 주고, 해외 공연이 있으면 함께 공연할 수 있도록 해 줄 방법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군에 복무하는 자체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것이 그들의 인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