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에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일 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서초동 자택으로 퇴근한 후 아파트에서 비 피해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해 "대통령께서 머물고 계시는 자택에도 모든 (지휘) 시설이 거의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집중호우로 1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을 방문, 수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총리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지휘는 (자택에서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야권은 윤 대통령이 폭우가 쏟아지고 비 피해가 발생할 때 퇴근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대통령은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자리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이 퇴근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게 비판의 내용이다. 한 총리는 이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폭우가 내린 지난 8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자택에서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 3시간 취침 후 9일 오전 6시부터 보고를 받으며 업무를 재개했다. 이어 오전 9시 30분에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집중호우 대처 관계기관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한 총리는 야권이 '폭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그런 비판은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앙재난대책본부에 나가서 현장에서 총괄책임을 지휘해달라는 전화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8일 오후) 9시 30분쯤 받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8일 오후 11시30분 호우 대처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또 한 총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8일 오후) 9시 30분쯤 정부청사에 있는 본부에 나갔고, 계속 대통령과 상황 평가를 하고 보고드리고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의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이) 꼭 현장에만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워낙 좋은 통신수단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