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천·경기 등 중부지방에 8일 100~30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 차량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에는 이날 하루 강수량이 380㎜를 넘기면서,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비 피해의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꼽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훈식 의원은 "일분일초를 다투는 국가 재난 상황 앞에 재난의 총책임자이자 재난관리자여야 할 대통령이 비 와서 출근을 못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청와대를 용산 집무실로 옮길 때 국가안보에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했던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라며 "향후 비상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벙커에 접근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고민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런 긴급한 상황을 우려해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집무실이 가깝게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 의원은 "총리가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지하 벙커에 있는 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전반적인 상황을 보고받고 체크해 진두지휘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폭우로 고립된 자택에서 전화통화로 총리에게 지시했다고 할 일을 했다 생각하시는 건 아니길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직접 챙기라. 대한민국의 재난재해의 총책임자는 대통령"이라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경선을 시작한 6일 강원 원주시 한라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최고위원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갑석, 정청래, 윤영찬, 고영인,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후보. /연합뉴스

최고위원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상황실로 나와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함에도 윤 대통령은 집 안에서 전화로만 지시했다"며 "서초동 자택 주변이 침수돼 발이 묶였다는 보도가 있는데, 멀쩡한 청와대를 왜 나와서 이런 비상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영찬 의원은 "전국에 연결된 회의시스템이 갖춰져 이동할 필요도 없는 청와대를 굳이 버리고 엄청난 세금을 들여 용산으로 옮기더니 기록적 수해 상황에서 전화로 업무를 본다"며 "전 정부 탓을 그리 하더니 능력 차이, 수준 차이가 너무 심각하다"고 했다.

장경태 의원은 "윤 대통령은 자택 주변 침수로 재난 상황에 집에서도 못 나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며 "'이게 나라냐'는 말이 다시 회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 고립된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 /뉴스1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전날 퇴근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큰 비 피해가 우려되면 퇴근을 하지 말았어야지. 국정 운영의 의지가 있는 것인가"라며 "폭우에 출근도 제대로 못하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삶을 어떻게 맡길 수 있을까"라고 했다. "너무 한심하다"는 주장도 했다.

최민희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폭우로 국민 수 명이 사망·실종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재난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요. 청와대시절의 안정감이 그리워진다"는 글을 썼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당초 국무호의를 주재하러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하기로 했으나 보류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비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각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날 밤 11시30분쯤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호우 대처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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