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8일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회담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9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중국지역 공관장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뉴스1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칭다오시 지모(卽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 위원과 만나 소인수 회담에 들어갔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비교적 소수 인원만 배석한 소인수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 등 주요 전략적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확대 회담에서 한중 양자관계 발전 방안과 구체적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왕 위원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며 인사를 건네고, 중국에 와본 적이 있느냐고 중국어로 말을 걸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도착한 박 장관과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박 장관은 전날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공급망 안정 등 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며 “우리의 국익 차원에서 당면한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미국, 한국, 일본, 대만 4자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소위 ‘칩4′ 문제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양국이 어떤 입장을 교환할지 주목된다.

박 장관은 여전히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영향을 받고 있는 한국의 대중국 문화콘텐츠 수출이 다시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재중 교민·기업인들과 화상 간담회에서 “상호존중에 기반해 한중관계를 공동이익을 바탕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저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해서 그간 중단됐던 정부 간의 협의 채널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려고 한다”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