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관련자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나라가 무당의 나라가 돼서 그런지, 이재명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며 “참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강원 강릉시 허균·허난설헌 기념관 공연장에서 열린 영동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에서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이 검찰·경찰의 강압수사를 견디지 못해 ‘언론과 검찰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돌아가셨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사망 외에도,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수사 중 숨진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등이 연이어 사망한 것과 관련한 여권의 의혹 공세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을 향해 “(이 후보와 관련한) 의혹마다 의문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악성 주술적 사고의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특정인에 엮는다”며 “저는 염력도 없고 주술도 할 줄 모르고 장풍을 쓸지도 모른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세상을 상식적인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모(46)씨는 지난 26일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유서나 외부 침입 흔적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숨진 김씨는 경기도 총무과 별정직 5급 비서관으로 김혜경씨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던 배모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배씨는 김혜경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음식 배달 등 사적으로 유용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김씨는 2018년 군에서 전역한 뒤 경기도 성남시에 사무실을 둔 군납업체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이후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비상임 이사로도 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배씨가 김씨의 개인카드로 먼저 결제하고, 나중에 이를 취소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 법인카드는 한 번에 12만원까지 결제되도록 돼 있어 이보다 큰 금액은 김씨의 개인카드로 미리 결제하고 이 액수를 12만원 이하로 나눠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