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는 발언을 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8·28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놓고 이 의원과 맞붙는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이 후보의 발언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에서 강원 춘천시로 이동하는 차량에 박찬대 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탑승한 채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고학력·고소득자, 소위 부자라고 하는 분이 우리(민주당) 지지자가 더 많다”며 이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오늘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며 정말 유감”이라며 “저학력·저소득층이 언론환경 때문에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말은 너무나 노골적인 선민의식이고,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정치성향에 저학력과 저소득을 굳이 끌어온다는 부분에서 상대방 지지층을 얕잡아 보는 듯한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당장 이번 주 갤럽 조사만 봐도 생활 수준 ‘중하’와 ‘하’라고 응답한 사람의 각각 39%, 34%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며 “우리 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은 중산층과 서민”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국민 분열의 정치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니고 우리가 지향할 길은 국민통합의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용진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이 민주당에 살아 숨 쉬게 할 것”이라며 “상대방을 지지한다고 해서 저학력, 저소득이라고 조롱하는 그런 정치 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훈식 후보는 “우리는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을 아직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지난 대선기간에도 우리 선거캠프 인사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지지자의 대부분이 저학력 빈곤층이라고 했다가 SNS 글을 지우고 사과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우리가 폐기해야 할 민주당의 선민의식을 보여줬었기에 많이 부끄러웠다”고 했다.

강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지난 대선과 지선의 패배에 대한 처절한 반성에서 출발하여 미래를 이야기해야 하는 자리지만,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저들의 갈라치기와 혐오를 비난만 하지 말고, 우리에게서도 문득문득 등장하는 이분법의 정치를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