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휴대전화 메신저 앱) 텔레그램 사용할 때 항상 뒤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를 열어 텔레그램 메신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가 윤 대통령이 보낸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혀 노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휴대전화를 살펴보고 있다. 휴대전화 화면이 카메라에 찍히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이다. /뉴스1

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장관에게 "혹시 텔레그램을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이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메신저를 쓴다"고 답하자, 기 의원은 다시 "텔레그램을 사용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주로 많이 쓰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 의원은 "네. 텔레그램 사용하실 때 항상 뒤 조심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권 대행이 윤 대통령이 텔레그램 메신저로 보낸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지난 26일 공개된 후 정치권에서는 큰 논란이 일었다. 이준석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뜻이 공개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진화에 나섰고, 권 대행도 사과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내부총질하던 당대표' 메시지 공개 후 국회 본회의장 구조상 언제든지 언론사 카메라에 휴대전화 화면이 포착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자, 한 장관은 경각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했을 때 자리에 앉아 휴대전화를 볼 때 상체를 숙여 휴대전화 화면이 카메라에 보이지 않게 조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또 기 의원은 한 장관에게 "카톡(카카오톡)은 쓰십니까"라고 물었다. 한 장관이 사용한다고 답하자, 기 의원은 "카톡은 예전에 많이 쓰셔서 사회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야권은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카카오톡 메시지를 332회 주고 받았다며 공세를 펼쳤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한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한동훈) 후보자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수시로 보고할 때 연락이 안 되면 김건희(여사)에 연락했다고 답변했다"며 "왜 비서실장과 통화를 안 했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총장이) 주로 댁에 계시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서실장이 따로 있지는 않다"고 했다.

기 의원은 "이번 텔레그램 문자 파동에서 보듯이 (휴대전화 메시징 앱이) 음모적 언어와 폐쇄적 생각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며 "이번 대통령과 여당 대표 사이의 대화가 예전 봉건시대의 군주와 신하 관계를 연상시키고, 그런 대화를 엿들은 것 같아서 국민들 많이 좀 씁쓸해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 박고 일하지 않고, 더 개방적이고 연대해서 소통하고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야당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한 장관은 "얼마 전 인혁당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판단을 했던 적이 있다"며 "그런 것처럼 일하는 과정에서 어떤 진영이라든가 이런 그런 논리에 매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달 20일 인혁당 피해자 이창복(84)씨가 국가에 갚아야 하는 과다배상금의 지연이자 납부를 면제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