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19일 활주로를 날아올라 첫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1월 ‘첨단 전투기’ 자체 개발을 천명한 지 22년 만이고, 군(軍)이 2002년 KF-16을 능가하는 전투기를 개발하는 장기 신규 소요를 결정한 지 20년 만이다.

KAI가 KF-21 1호기를 생산 완료하고 지난 6일 지상 테스트를 시작했다. /연합뉴스

KF-21 시제기 1호기는 이날 오후 3시40분쯤 첫 시험비행을 위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이륙했다. 33분간 비행한 후, 오후 4시13분쯤 착륙했다. 방위사업청은 당초 이날 오전 시험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기상과 시계(視界) 등을 고려해 오후로 시간을 조정했다.

방사청은 33분간의 KF-21 첫 비행에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 등을 확인했다. 첫 비행에서는 초음속까지 속도를 내지 않고, 경비행기 속도인 시속 약 400㎞(200노트) 정도로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이번 최초비행을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은 비행시험 단계에 돌입하게 됐고 2천여 회에 달하는 비행시험을 통해 비행 영역을 확장하고, 각종 성능 확인 및 공대공 무장 적합성 등을 확인하면 2026년 체계개발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KF-21이 성공하면 한국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지금까지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프랑스, 스웨덴, 유럽 컨소시엄(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뿐이다.

방위사업청과 KAI가 개발하고 있는 KF-21 총 사업비는 8조8000억원이다. 인도네시아는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 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시제기 출고식에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축하 영상을 보냈고,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이 참석했다.

KF-21 시제기 1호기가 19일 오후 3시40분쯤 첫 시험비행을 위해 경남 사천에 있는 개발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인근의 공군 제3훈련비행단 활주로에서 기본적인 기체 성능 확인을 위해 이륙했다. 사진은 첫 이륙한 KF-21 전투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