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19일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문제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칩4 동맹’과 관련해 “미국과 기술 동맹을 확실히 해놓지 않으면 한국은 안보, 외교 모두 어려워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특위 4차 회의에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경제 강국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칩4 동맹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 상태에서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라고 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 반도체 협력 확대를 위한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칩4 동맹) 실무회의를 열겠다고 통보한 뒤, 회의 참여 여부를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본과 대만은 긍정적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시설이 중국에 있고, 반도체 수출 가운데 중국 비중은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중국 견제 성격의 칩4 동맹에 참여할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칩4 동맹에 한국이 참여할 경우 중국 내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기술 동맹으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중국을 어떻게 할 거냐. (중국과) 협력 관계는 계속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시안에 반도체 공장이 있기 때문에 협력관계는 계속 가져가야 한다”며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되, 중국을 자극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28일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삼성 중국 반도체 메모리 제2공장’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행사 시작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조선DB

삼성전자는 시안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중 40%를 생산한다. 전세계 낸드플래시의 1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은 회사의 전체 D램 생산량 50%를 책임지고 있다. 다롄에서는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양 의원은 “(미국이) 당장 8월 말까지 (칩4동맹에) 가입하라고 했는데, 가입하지 않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봐야 될 것 같다”며 “이제 정부가 메시지 내놓으려고 할 텐데,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특위는 ‘반도체 산업 및 인력양성 방안’ 특별강연을 들은 뒤 4차 회의를 열었다. 강연은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이 맡았다.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는 ‘지방 인재 육성 및 팹리스 기업 육성’과 국회 차원 반도체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