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여남노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강성 20~30대 여성들인 ‘개딸’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남녀노소’ 대신 ‘여남노소’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1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지지자에게 사인해 주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미래형 민주당 ▲유능한 민주당 ▲강한 민주당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 ▲통합의 민주당 등 5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여남노소’라는 표현은 ‘국민 속에서 혁신하는 민주당’ 부분에서 나왔다. 이 의원은 “많은 분들이 ‘여심’(여의도 국회의원), 당심, 민심의 괴리를 걱정한다”며 “국회의원과 당원, 지지자 간 차이를 좁히는 방법은 민주주의 강화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누구나 당원하고 싶은 정당’으로 혁신하고, 국민 속에서 여남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소통정당으로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면서 기자회견문에서 '여남노소'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선대위 여성위원회 디지털성범죄근절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박 전 위원장은 2030 여성들이 대선 과정에서 이 의원 지지도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선 패배 후 당 공동비대위원장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최근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의 당권 도전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YTN 방송에 출연해 “내 가장 큰 책임은 이재명 의원을 인천 계양에 공천한 것”이라며 “당시 대선후보였던 분을 차마 말릴 수 없었다. 그것이 아직까지도 많이 아쉬움이 남고 후회가 되는 부분”이라고 자책했다.

진행자가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유’를 묻자, 박 전 위원장은 “다들 알고 계시는 거지만 윤석열 정부의 정치보복을 막기 위해 (이재명 본인)방탄용의 그런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려는 이유도 비슷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6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국회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