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변양균 전 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부활한다. 윤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철학을 피력한 분”이라는 취지로 인선 배경을 직접 밝혔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인선 배경에 대해 “변 전 실장은 혁신과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 기조에 부합하는 철학을 아주 오래전부터 피력한 분”이라며 “많은 분이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은 총수요 측면에서 거시경제 방향을 잡아 왔다”라고도 했다. 변 전 실장이 혁신과 공급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란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청사에서 변 전 실장 경제고문 위촉식을 갖는다. 변 전 실장은 2017년 노동, 토지, 투자, 왕래와 관련한 정책 제안을 담은 저서 ‘경제철학의 전환’을 펴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책을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은 이 책에서 저성장 장기 불황에 접어든 시대에 ‘공급 혁신’으로 경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규제 혁신 추진단’ 신설과 관련해 변 전 실장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 총리는 개선이 필요한 덩어리 규제를 묻는 말에 “그런 개혁에 대해 2017년 책을 쓴 분도 있다. 정부에 계셨던...”이라고 했다.
변 전 실장은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재정기획국장, 기획예산처 차관,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지낸 ‘경제통’이다. 2007년 청와대 정책실장을 끝으로 공직엔 몸담지 않았다.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 국무총리 등을 지냈고, 변 전 실장 역시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에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변 전 실장은 이른바 ‘신정아 스캔들’로도 일반에 알려진 인물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가 김건희 여사의 허위 경력 의혹과 연관돼 지지율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2007년 대검 중수부 검찰연구관 시절에 변 전 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 수사에 투입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평소 ‘능력 위주 인사’ 지론대로 변 전 실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인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노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인 만큼, 협치를 염두에 둔 인선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경제 위기 속 역량과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라면 누구라도 모시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