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결정한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20대(18~29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단념했다는 결과가 11일 나왔다. 20대는 이 대표의 중징계에 대해서도 부적절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일 저녁 국회 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9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국정운영 긍정 평가)은 34.5%를 기록했다. 지난 주 지지율은 42.8%였으나, 8.3%포인트 하락하며 40%선이 붕괴됐다. 이 조사는 당 윤리위가 지난 8일 새벽 이 대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을 발표한 뒤 실시됐다.

부정 평가는 8.9%포인트 오른 60.8%를 기록하며 60%선도 돌파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 평가와 긍정 평가의 격차는 26.3%포인트로, 지난 주 조사 격차(9.1%포인트)보다 크게 벌어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매우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8.6%로, 50%에 육박했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윤 대통령이 ‘매우 잘 못한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8.6%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지지율보다 4.1%포인트 높다. 윤 대통령 핵심 지지층이 이탈했다는 신호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차 민선 8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크게 이탈한 지지층 중 하나는 20대다. 이번 조사에서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21.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40대(23.6%)보다도 낮다. 지난 주 20대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37.9%였다. 한 주 사이에 16.6%포인트 빠지며, 전 연령대에서 가장 하락폭이 컸다.

반면 2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7.8%로, 전주(42.9%)보다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크지 않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더라도,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20대가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여론조사에서 ‘이대남(20대 남성)’의 윤 대통령 지지율은 전 연령대·성별에서 가장 높았는데, 이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KSOI는 이번 조사에서 이 대표가 받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그 결과 ‘적절한 징계’라고 답한 비율은 33.2%로 나타났다. ‘과도하다’는 31.0%, ‘미흡하다’는 27.5%였다. 세 응답 모두 오차범위 내였다.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보류한 응답은 8.4%였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전 연령대에서 30%대였지만, 20대만 16.6%로 낮았다. 20대에서 ‘과도하다’는 응답은 37.7%로 가장 높았고, ‘미흡하다’는 33.1%였다.

또 이 대표 징계 수위에 대해 민주당 지지층은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과도하다’고 판단하는 비율이 높았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과도하다’는 응답이 39.9%로 가장 높았다. ‘적절하다’는 약간 낮은 39.2%였고, ‘미흡하다’는 응답은 14.2%였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미흡하다’는 응답이 36.4%로 가장 높았다. ‘적절하다’는 31.4%, ‘과도하다’는 25.2%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20대의 지지 철회를 막기 위한 호소가 나왔다. 김용태(32)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탈당을 고민하는 젊은 당원들에게 한 말씀 드린다”며 “여러분께 본의 아니게 실망을 드린 부분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더욱 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젊은 당원 여러분들이 당을 버리고 떠나기보다는 오히려 당에 남아 더욱 적극적으로 옳은 소리와 충고를 개진해달라는 부탁을 드린다”며 “국민의힘이 실망드리지 않고 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