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당 대표 선거 출마가 가로막힌 후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렵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다원주의에 기반한 대중정치를 포기하고, 폭력적 팬덤정치로 쪼그라드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오늘 비대위의 결정은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비대위와 당무위 의결을 거쳐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직이나 공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이달 1일 기준으로 6개월 이전에 입당한 권리당원이어야 한다. 지난 2월 14일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해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대위원들은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우 위원장에게 "당직 피선거권에서 6개월이 안 된 권리당원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없는 사유가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또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 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직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나"라며 "어느 정도 당에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의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비대위의 자가당착'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지난 대선 직후) 피선거권도 없는 제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공동비대위원장에 앉힌 바로 그 조항이, 그때는 공정이었지만 지금은 불공정이라고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제가 신상의 위협을 무릅쓰고 얼굴을 공개하고 대선에 뛰어든 것은 단순히 이재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차별과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의 해방을 위한 것이었다"라며 "그래서 박완주 의원을 제명했고,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처럼회와 팬덤은 똘똘 뭉쳐 저를 공격했고, 이재명 의원은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과 지선을 거치면서 쪼그라든 민주당의 지지기반으로는 다음 총선도 다음 대선도 힘들다고 봤다"며 "이 의원과 제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대승적으로 결합해서 민주당을 더 키우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민주당은 결국 한쪽 날개만 가지고 날겠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