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 채널이 재가동됨에 따라 국회 공전 장기화에 따른 정국 경색 상황에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강행하려던 7월 임시국회 소집을 오는 4일로 연기하며 이번 주말을 최종 협상의 기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양당은 사법개혁특위 구성 등 핵심사안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합의까지 도달하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임시국회 강행과 국회의장 단독 선출 시도에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자 위법적인 사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권성동·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을 하고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을 재개할 전망이다. ‘벼랑 끝 협상’을 통해 담판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마주하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전반기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이자 여야 합의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했던 지난 5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날로부터는 35일만, 국회 공백이 시작된 시점(5월 30일)으로부터는 34일 만의 만남이다.

그러나 최종 담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현안점검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단독으로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강행을 위한 임시회를 소집했다. 이는 명백한 법 위반임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이 공석인 지금 국회는 교섭단체 합의로만 운영되는 것이 국회법 취지라며 이번 임시국회 소집의 위법성을 강조했다.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이 의장 직무대행으로 본회의 개의와 안건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무총장 역할은 임시회 집회 공고까지라고 했다.

국회의장 후보자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을 향해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에서 김진표 의원을 향해 “절대다수 민주당의 일방적 입법 독재로 국회의장이 되길 바라나”라며 “불법 본회의에서 선출된 국회의장은 정통성을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이후 이들은 국회의원회관 내 김진표 의원실을 항의차 방문했지만, 김 의원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인내할 만큼 했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반기 국회에 이어 후반기 국회에서도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과 함께 원 구성을 강행할 경우 여론 반발이 부담이기는 하지만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했음에도 대치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강행돌파 명분이 있다는 시각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정상화가 늦어질수록 민생도 어려워질 뿐”이라면서 “그 책임은 오롯이 집권 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도 날을 세웠다. 그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바쁜 특사 일정 속에도 사법개혁특위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배경에 ‘소통령’ 한동훈 법무 부장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당초 1일로 예정했던 임시국회를 4일로 연기하며 국민의힘에 일말의 시간을 배려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귀국한 이후 주말 동안 원 구성에 대한 최종 담판을 지어 국회의장단 합의 선출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사법개혁특위 구성에 대해서는 법제사업위원장을 양보한 만큼 국민의힘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회동을 통해 양당이 원 구성 합의에 이른다면 한 달 이상 공전해온 21대 후반기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정국이 급격히 경색될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