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현충원에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정장에 묻은) 빗물을 닦아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윤 대통령) 뒤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도 너무 잘하셨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4시30분까지 경남 김해 봉하마을 사저에서 김 여사의 예방을 받고 환담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여사는 "여사님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답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6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된 현충일 추념식에서 우의 안으로 빗물이 들어가 윤 대통령의 정장으로 떨어지자, 빗물을 닦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각종 행사에서도 윤 대통령보다 앞서 걷지 않는 등 조용한 내조를 하고 있다.
권 여사는 김 여사에게 "먼 길을 찾아와줘 고맙다"면서 "면서 "영부인으로서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하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했다. 또 "정상의 자리는 평가받고 채찍질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많이 참으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여사는 지난달 윤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김 여사에게 "몸이 불편해서 (윤 대통령) 취임식에 가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힘든 시절 자신과 함께 영화 '변호인'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기억을 말했다. 권 여사는 "과거 윤 대통령이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한 뒤 나와 만난 적이 있다"며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제5공화국 초기 부산에서 일어난 부림사건을 배경으로 이 사건의 변론을 맡은 노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진행된 영화계 인사들과 만찬에서 "송강호 배우가 출연한 영화 '변호인'을 좋아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노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너(윤 대통령)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어라'라고 말해 주셨을 것 같다"면서 "국민통합을 강조하신 노 전 대통령을 모두가 좋아했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두 분은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삶과 애환, 내조 방법 등에 대해 허물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권 여사의 당부 말씀과 조언을 들은 김 여사는 "자주 찾아 뵙고 가르침을 듣겠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권 여사님께서 빵을 좋아하신다고 말했다"며 이날 오전 준비한 따뜻한 빵을 권 여사에게 선물했다. 권 여사는 답례로 '김해장군차'를 대접했고,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 책 4권을 선물했다.
김 여사는 오후 4시 30분 권 여사 예방을 마친 뒤 다음 달 개관하는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을 30분간 둘러봤다. 전시관에는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가 전시돼 있다. 김 여사는 노무현재단 기념품 가게에서 티셔츠와 우산, 에코백을 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