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적 분열의 언어는 엄격히 금지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자 폭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개XX’라는 원색적인 욕설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첫 기자간담회에서 ‘문자 폭탄’에 대해 “제 개인 체험은 이렇다. 누가 막 욕을 했다. 과일(수박)에 비교하는 건 나은데, 동물에 비교하는 건 심각하다”며 “거기에 ‘저는 개XX가 아닙니다’라고 답변하면, 문자 답변이 ‘안 보실 줄 알았는데 보셨네, 앞으로는 안 그러겠다’ 이런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최근 강성 지지층에게 “비호감 지지활동은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해가 된다”며 ‘문자 폭탄’ 자제를 요청했다. 우 위원장은 “지금도 제 휴대전화로 계속 문자 메시지가 들어오고 있다”면서도 “분명한 건 이 의원 호소 이후 확실히 저에게 들어오는 공격적 문자는 거의 없어졌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문자 폭탄은) 받는 사람은 한 명인데 보내는 사람은 1000명이다. 보내는 사람은 그렇게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의원들에게 휴대전화는 중요한 업무 수단 중 하나다”라며 “(문자 폭탄의) 목적이 누구를 괴롭히겠다는 게 아닐 텐데, 잘 바꿔보면 좋겠다는 호소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튼 건강한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게 유도해보겠다”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 첫출근하며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우 위원장은 의원들을 향해서도 언사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의 주요 인사, 당직자, 국회의원 신분을 갖고 계신 분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에 각별한 더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분명히 말하지만 야당 원내대표를 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을 하는 의원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며 “조심들 하셔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수박’이라는 용어를 지목하며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같은 당 구성원을 그렇게 공격할 수 있냐”며 “심지어 우리 당의 당 대표를 하신 분(이낙연 전 대표)한테 ‘수박’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자기 모멸 아니냐, 그런 저열한 언어를 쓰지 말아라”고 했다.

‘수박’은 민주당 강경 지지층이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을 담아 사용하는 단어다.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측근 등 비명계 의원들을 비난할 때 쓴다. 이 의원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 기간 “수박 기득권자들”이란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수박’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에서 호남민들을 비하하는 용어라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