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6·1 지방선거 참패 후 범 친문(親文)과 친명(친 이재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가 내홍을 뒤로 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1년간 미국에서 머물 계획이지만, 당 상황에 따라 귀국이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1년간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한반도 평화와 국제정치를 공부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출국장에서 “제 출국에 대해 여러 시비가 있다는 것을 안다”며 “어떤 사람들은 국내가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떠나냐고 나무라지만,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의 여러 문제는 책임 있는 분들이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엄중한 상황이라는 질문에도 “동지들이 양심과 지성으로 잘 해결해가리라 믿는다”고 했다. 민주당 내 계파 갈등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는 “국가란 매우 숭고한 의무를 가진 조직”이라며 “그런 것을 항상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출국장에 배웅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바로 가고 싶었지만 대선과 지방선거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것이 맞겠다 싶었다”며 “많은 걱정이 있지만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해오신 것처럼 충정으로 헌신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물은 휘어지고 굽이쳐도 바다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찾고 끝내 바다에 이른다. 지지자 여러분도 그러리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존중하고 스스로를 사랑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어떤 사람은 경멸하고 증오한다. 이것을 여러분이 존중과 사랑으로 이겨주실 거라 믿는다. 어떤 사람은 저주하고 공격한다. 그것을 여러분이 정의와 선함으로 이겨주시길 바란다”며 “사랑과 정의, 열정과 상식이 승리한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소감을 말하던 중 지지자들의 연호가 이어지자 잠시 말을 멈추거나 눈을 깜빡이는 등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