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인근에서 보수 성향 단체와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단체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시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1일 오전 경남 양산시 양산경찰서를 방문해 한상철 서장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부근 집회와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민형배, 한병도, 윤영찬 의원. /연합뉴스

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집회 및 시위 주최자의 준수사항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일부 보수단체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난달 10일부터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 주변에서 욕설을 하고 장송곡을 송출하는 등 비이성적 방식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 내외뿐만 아니라, 평산마을 주민까지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법안을 발의한 배경을 밝혔다.

현행법은 집회·시위 주최자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폭행, 협박, 손괴, 방화 등으로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 의원은 "개인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제한 규정은 별도로 없다"고 했다.

개정안은 ▲집회·시위의 주최자가 비방 목적으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을 주는 행위 ▲반복된 악의적 표현으로 개인의 인격권을 현저하게 침해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치는 행위 등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현행법에서 규정한 기준 이하의 소음이라도 '반복된 악의적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신체나 정신에 장애를 유발하여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현행 집시법 시행령은 주거지역에서 주간 최고 소음 85dB(데시벨) 이하, 등가소음 65dB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양산 사저 인근에서는 소음 기준을 않는 범위 내에서 확성기 사용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 의원은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비이성적 시위가 지속되며 전직 대통령과 평산마을 주민의 일상생활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시위를 가장한 폭력 행위를 원천 방지하고, 국민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일대에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모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냈다. 발의에는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의원,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의원, 민정비서관을 역임한 김영배 의원 등이 발의에 참여했다. 자치발전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 의원과 윤건영·윤영찬·민영배 의원은 지난 1일 양산경찰서를 찾아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에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이날도 "경찰 또한 평산마을의 평온을 해치는 폭력적 시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코로나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가 집회를 신고한 13곳 중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앞과 평산마을회관 앞에서 열겠다는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이 사저 앞 집회를 신고한 단체에 집회 제한 통고를 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금지 통고는 이 단체가 처음이다.

이 단체는 오는 4일부터 7월 1일까지 13곳에서 100여명 정도가 참여하는 집회를 신고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 앞과 평산 마을회관,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한 번 들렀던 냉면집, 성당 10곳 등에 집회신고를 했다. 이 단체는 문 전 대통령이 어디 성당에 갈지 몰라 양산시 10개 성당 전체에 집회 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