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6·1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지난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국회의원 당선인과 송영길 전 대표가 각각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과 보궐선거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책임을 지지 않은 데에서 찾았다. 그는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대해서는 “서울 (지역구 민주당) 국회의원이 49명인데 제가 알기로 40명이 반대했다”고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통상 시장 선거에서 지더라도 (1위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5~10%포인트 안에 들어가야 나머지 기초단체장, 시의원, 기초의원들이 이길 수 있는 것인데, 이번에는 명확하게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한 심판을 하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59.1% 득표율로 승리했다. 민주당 후보였던 송 전 대표 득표율은 39.2%로, 20%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로 패배했다. 이런 경우 구청장 선거도 국민의힘이 ‘싹쓸이’ 수준으로 승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게 홍 의원 지적이다. 25개 구청장 중 국민의힘은 17곳, 민주당은 8곳에서 승리했다.

홍 의원은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송 후보 공천은)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 송 후보가 나갔을 경우 문제점들을 이미 짚었지만 선거를 앞두고 당의 갈등과 분열로 보일지 모른다고 해서 그것을 비공식적으로 지도부에 전달했다”며 “서울 의원 49명 중 40명이 반대한다는 내용을 전달했지만 그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출마했다”고 했다.

이어 “당의 결정 과정 자체가 사실은 당의 어떤 공식적인 시스템 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컷오프를 시켰지 않느냐”며 “그런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서 다시 없던 일이 되고 결국은 서울시장 후보가 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지나던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대선 끝난 이후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도 그렇다”며 “다양한 당내의 목소리들을 수렴할 수 있는 비대위를 만들고 당을 정비해야 되는데 비대위를 보면 어느 날 밀실에서 누가 임명하듯이 다 하는 식의 비대위를 구성했다”고 했다.

홍 의원은 “누군가의 전화 한 통화로 쫙 (비대위) 명단이 나왔다”고 주장했고 이에 진행자가 이번에 송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냐고 묻자 “그런 식의 추정부터 시작해서 그런 요소를 없애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홍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지선 패배에 대해 “사욕과 선동으로 당을 사당화시킨 정치의 참담한 패배”라며 이재명 당선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선 이후 ‘졌지만 잘 싸웠다’는 해괴한 평가 속에 오만과 착각이 당에 유령처럼 떠돌았다. 그 결과 이번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 2로 만들고 말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