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지금까지 본 정상회담 중에 가장 농도 깊은 정상 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양 정상의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집무실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집무실이 지금 얼마나 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불과 한 열흘 전에 단장을 마친 것”이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말 놀랍다(It’s unbelievable)”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에서는 새로운 집에 이사를 가면 집안에 경륜 있는 어른들이 오셔서 덕담도 해주시고, 또 축복을 해준다”며 “오늘 바이든 대통령께서 외국 정상으로서는 첫 손님으로 용산 집무실에 오셔서 축하를 해주셨기 때문에 이제 대통령 집무실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양 정상은 파안대소 했다는 게 박 장관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농담으로 화답했다. 그는 “우리 아일랜드 집안에서도 똑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혹시 집안 어르신 중에 아일랜드분이 계시냐?”라고 했다.

박 장관은 “두 분이 민주주의의 가치와 철학에 대한 그야말로 심도 깊은 국정 철학에 대해서도 대화를 하고, 중간에 농담도 하고, 서로의 인품과 또 깊이를 단시간 내에 파악할 수 있었던 농도 깊은 정상회담이었다”라며 “제가 이제까지 본 정상회담 중에 가장 의미 깊은 정상회담이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단독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오랜 친분을 맺어온 관계처럼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제가 느끼기엔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그래서 같은 가치를 공유한 국가끼리 민주적 연대가 중요하고 한국이 그 중심에 서 있으며 그래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고 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신념을 가지고 있는 넓은 세계관의 시야를 가진 대통령이 계셔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