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전할 말이 있냐는 질문에 "헬로(Hello)"라고 한 단어만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DMZ)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며 '평화' 메시지를 보낸 지 하루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20분 동안 회담한 후 공동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퇴장하기 직전 CNN 기자로부터 "김정은에게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헬로"라고 대답하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끝"이라고 했다("Hello… period").
바이든 대통령의 '한 마디' 답변은 미국의 제안에 북한이 응답해야 할 차례라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과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북한 지도자와 만날 지는 그가 진실하고 진지한지에 달렸다"고 대답했다.
김정은에 대한 '한 마디' 답변은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평화'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하루 만에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10분간 통화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에게 "좋은 친구"라고 했고, 문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군사분계선 철조망을 녹여 만든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단의 아픔과 고통, 대립과 갈등을 상징했던 가시 돋친 비무장지대 철조망으로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 십자가로 만들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십자가는 문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바티칸 교황청 방문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를 순방하는 동안 북한의 핵실험을 걱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이 어떤 일을 하든지 준비하고 있다"며 "그들의 행동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숙고해 온 만큼 이 질문이 그걸 뜻한다면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