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초 중국에서 일회용 마스크를 수억개 수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산 의약품 반입도 크게 늘었다.

북한 평양의 대성구에서 16일 의약품관리소(약국)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약을 처방해주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은 올해 1월 중국산 '얼굴용 마스크(Facial Mask)' 수입에 5만 7680달러를 지출했고, 2월과 3월엔 각각 8만 6406달러와 3만 9710달러어치를 수입했다. 3개월 간 수입액은 총 18만3796달러(약 2억3000만원)다.

북한이 이 기간 수입한 마스크 전체 무게는 약 26t, 수량 기준으로는 약 748만개다. '1개'는 박스 1개 또는 팔레트 1개로 보인다. 따라서 수억개의 중국산 일회용 마스크가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VOA 추정이다.

다만 북한의 마스크 수입 규모는 주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 마스크를 자체 생산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에서 702만달러(약 89억2000만원)어치를 수입했다. 북한보다 약 40배 많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일회용 마스크 수입액은 일본은 2억 1568만달러, 미얀마는 502만달러, 캄보디아는 142만달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현 방역위기 실태를 분석하면서 인민생활을 안정시킬 것을 주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가 5월 1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중국산 의약품 반입을 크게 늘렸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북한의 의약품 수입액은 1128만달러로 전년도 1863만 달러의 60% 수준을 넘겼다. 비타민을 포함한 의약품이 146만달러로 가장 많고, 항생제 88만7892달러, 항생제의 일종인 세프트리악손 69만6000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인체에 사용되는 백신도 31만1000달러어치 수입했다. 다만 어떤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인지 표기되지 않아 정확한 용도는 파악할 수 없다. 또 북한은 각종 의료용품도 79만5000달러를 수입해 전년도 2만8000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국제기구와 민간 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 물품은 아직 북한으로 반입되지 못하고 중국 쪽에 대기 중이다.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목적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기관과 단체는 스위스 인도주의 지원국(SHA)과 싱가포르 적십자사, 독일 정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한국의 '남북경제협력연구소(IKECRC)' 등이다.

이들 기관은 소독용품 세트와 진단장비 등 코로나 전파 방지를 위한 용품을 비롯해 산소공급기 등 치료 도구의 대북 반입을 허가받았다. 남북경제협력연구소는 대당 4000~8000달러에 달하는 '열화상 카메라' 20대를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