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18일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광역시와 전북, 전남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연이어 열고 호남 민심 공략에 나섰다. 호남에서 절대 강세인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도 외쳤고,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해 호남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거의 전원은 이날 오전 서울역에서 ‘KTX 특별열차’를 타고 윤석열 대통령, 정부 장관들,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광주광역시로 향했다. 광주 북구 국립5·18국립묘지에서 진행된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것으로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당 지도부는 이어 광주 서구에 위치한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광주시당 선대위 회의에 참석했다. 이준석 대표는 “광주에서 선대위 회의를 5·18에 개최하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보수 정당으로서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소속 의원 전원 참석으로 5·18 기념하게 된 매우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런 큰 변화 만들 수 있도록 오늘 대통령이 큰 결단을 했다”며 “저희의 새로운 움직임이 광주 시민에게 진실하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지방선거에 “훌륭한 후보를 많이 공천했다”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타까웠던 호남 지역 전패를 딛고 이번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고 30년간 민주당만 지지했다”며 “그런데 이런 독점 정치가 호남의 정치적·경제적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그 흔한 복합쇼핑몰 하나 들여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대통령이 가장 아끼는 주기환 시장을 통해 광주 발전을 이룩해야 광주에 미래가 있다”며 “주 후보는 윤석열 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윤 후보의 정치선언 이전부터 당원 모집을 시작했던 분”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를 겨냥해 “강 후보를 제가 국회서 오랫동안 겪었지만, 행정·살림할 능력이 없다. 주 후보가 압도적으로 살림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며 “새로운 정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모두가 주창하고 지향하는 바가 국민 통합이다. 5·18 기념식에서 국민통합의 서막이 드디어 열렸다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오후에 전라남도 나주로 이동해 한전KPS에서 열린 전남도당 선대위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대표 취임 뒤 호남에 20차례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며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서 첫 번째 지방 행보, 첫 번째 국가기념일 행사로 5·18 기념식에 온 것은 지금까지 호남에서의 노력을 중간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선 때 저희가 (보수정당 역사상) 가장 많은 득표율을 달성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사상 최고의 성적을 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에 대해서는 “우리의 전남에서의 목표는 도지사 당선”이라고 강조했다.
울릉공항, 흑산공항, 나주 SRF(고형폐기물) 열병합발전소, 진도 급수선 문제 등 전남 지역의 현안을 일일이 거론하며 해결 의지도 밝혔다. 특히 광주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권 원내대표의 큰 정치력으로 이 문제를 풀어달라”며 “나중에 전남 공항 이름이 ‘권성동 공항’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호남의 정치적 여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일당독재, 일당 전유물이 된 상황”이라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장기집권할 때 나왔던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 구호가 전남 지역 구호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이정현 전남도지사 후보가 당선되면 원내대표로서 대통령을 설득해 이 지역에 예산 폭탄을 투하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처음에 ‘예산 폭탄’을 ‘세금 폭탄’이라고 표현했다가 다른 참석자들이 지적하자, 웃으면서 곧바로 표현을 정정했다.
이정현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자기들이 힘을 갖고 있을 때도 중요한 것 하나 못 가져오는 사람들이 대통령, 청와대, 중앙부처, 여당과 끈도 없는데 뭘 하겠다고 하면 주민·도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