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16일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과 관련해 북측에 방역협력을 조속히 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히 질책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은 5월 15일 또다시 비상협의회를 소집하고 방역대책 토의사업을 진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이 마스크를 쓰고 평양시 안의 약국들을 찾아 의약품 공급실태를 직접 요해(파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조중훈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전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는 북한 내 코로나 확산 상황 및 신속한 대응 필요성 등을 감안해 조속히 북측에 관련 제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전날 오후까지 발생한 전국적인 유열자(발열자) 총수는 121만3천550여명이며, 누적 사망자 수는 총 50명이다. 조 대변인은 “북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의 시기와 내용 등에 대해 주말 동안 관련 기관 간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대북 제의가 이루어지게 되면 기자분들께 관련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방법으로는 ‘통일부 라인’을 통해 실무접촉을 제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의료기구·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현재 남측이 검토 중인 대북 지원 물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묻자 “북측도 희망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력의 분야와 내용은 향후 남북 간 협의가 이뤄진다면 그 계기에 세부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방역 노력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열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TV 김은정 아나운서가 16일 스튜디오에서 유열자(발열자)들에 대한 치료대책으로 가정들에서 이용하고 있는 약물사용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남측이 북한에 협력을 제의하는 방식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남북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실무접촉’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전통문을 보내는 방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의 시점과 내용, 실무접촉 대상의 직급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현재 유관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대북 통지가 이뤄지면 언론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북한이 최근 중국에 코로나19 방역 관련 물자 지원을 요청해 현재 양측 간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발언에 비춰볼 때 “중국과 방역협력이 진행되더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은 지난 14일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하면서 “중국 당과 인민이 거둔 선진적이며 풍부한 방역 성과와 경험을 적극 따라 배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