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이끈 영국의 연립내각을 언급하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박병석 국회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시정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전시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위기에서 나라를 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에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처칠과 애틀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내각의 수장이 된 보수당 소속 윈스턴 처칠과 노동당의 클레멘트 애틀리 당 대표다. 해군장관이었던 처칠은 독일군이 폴란드 덴마크에 이어 노르웨이 함락을 앞두고 있던 1940년 총리에 임명됐다. 그는 임명 후 사흘 만에 하원에 출석해 "여러분이 우리의 정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답하겠다"며 대독 강경론을 펼쳤다. 처칠의 이 같은 연설 후 하원은 만장일치로 처칠의 임명안을 가결했다.

그는 이후 부총리에는 자신과 뜻이 달랐던 제1야당인 노동당 대표인 애틀리를 앉히며 힘을 실어줬다. 처칠은 정적을 내각에서 밀어내기보다 그와 손을 잡고 의회를 설득했다. 끝까지 나치와 타협하지 않았던 처칠의 연립내각은 결국 미국과 소련이 참전할 때까지 버티며 독일 나치의 패망을 이끌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초당적 협력으로 전쟁의 위기까지 이겨낸 이들을 언급하며 여소야대 정국 속 국회에 협력을 촉구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를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정부와 의회 관계에서 여야가 따로 있겠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