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이재명 성향의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59)이 15일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출마했다. 조 의원은 김진표·변재일·설훈·안민석·이상민 의원 등과 함께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다. 이 중 차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진표(75)·이상민(64) 의원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이는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인 조 의원이 어린 편이다.
조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개혁국회·민생국회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 입법부 수장으로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막고 성과를 주도하는 국회의장이 되겠다”며 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장 출마 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저 조정식은 민주당의 일원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정신을 근본에 두고 국회의장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법은 국회의장에게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도록 탈당 후 무소속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으나, 출마 선언부터 중립적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청와대 용산이전을 강행하더니, 여야가 합의한 검찰개혁법안은 윤 당선인 말 한마디에 휴지조각이 되었다”라며 “검찰공화국의 상징, 한동훈으로 대표되는 윤석열 초대 내각은 역대 최악의 인사 참사로 얼룩지고 있다”고 했다. 또 “문재인⋅이재명⋅유시민을 비롯해 민주당과 민주진보진영을 겨냥한 굴절된 정치보복도 본격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정권 출범부터, 윤석열 정권 5년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보다 더 엄혹한 시절이 될 것이라는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선과 야만의 시대, 검찰공화국의 시대를 맞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에 맞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킬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국회”라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젊고 개혁적이며, 민주당 정신을 온전히 지켜온 유능한 중진 정치인이 후반기 국회의장이 되어야 한다”며 “저 조정식은 민주당 5선이상 국회의원 중 ‘젊고 개혁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또 “새로운 국회의장상을 정립하겠다”며 “민주당과 함께 개혁과 민생회복을 주도하는 개혁국회의장, 민생국회의장이 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국회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면 “‘감사원 국회이관’을 통해 실질적으로 행정부를 감시하고, 상시적이고 효율적인 감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예산 편성과정에서 국회의 사전협의가 의무화 되도록 제도를 강화하고 예산 집행에 대한 보고도 분기별로 이뤄지도록 해 정부 예산편성과 집행에 대한 국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회가 나서서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북미 간 소통을 주도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못다 이룬 한반도평화의 시대, 국회가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인 국민의힘과의 협치 방안에 대해선 “윤석열 정부가 국민 통합과 협치의 정치를 편다면 국회가 당연히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 협조할 건 해야 한다”며 “다만 지금 그렇게 가지 못하고 있으니 실정에 대해 단호하게 견제하고 바로잡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완성을 하반기 국회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하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에 따른 개혁과제들을 완수해야 한다”며 “대표적으로 검찰개혁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가 당면한 현안이다. 뿐만 아니라 언론 정상화 입법, 민생경제 입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당내 주요한 여러 분들과 많이 상의했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경기 시흥에서 내리 5선을 한 조 의원은 민주당 당료 출신으로, 사무총장,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예결위 간사, 정책위의장 등을 역임한 정책통이다. 이해찬계로 지난 대선에선 이해찬 전 대표의 전국 조직 ‘광장’을 ‘민주평화광장’으로 확대개편해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