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보훈처장에 박민식(57)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됐다. 예비역 장성이 맡아 오던 보훈처장에 비(非) 군인이자 첫 의원 출신이 이례적으로 내정된 것이다. 다만 박 내정자는 '보훈 가족' 일원이다.
박 내정자는 서울대 외교학과 재학 중이던 1988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무부에서 일하다가 1993년에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6년부터 검사로 근무했다. 검사로 11년간 활동하면서는 국가정보원 도청 사건 주임검사로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을 직접 조사하는 등 수사력을 인정받아 '불도저 검사' 별명을 얻었다.
2008년 한나라당에서 거물 중진 3선 현역 정형근 의원을 제치고 부산 북·강서갑 공천을 따낸 뒤 제18대 국회의원이 됐다. 2012년 제19대까지 재선에 성공했으나, 20·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밀려 낙선했다. 윤석열 대통령 경선 캠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고, 당선 후인 지난 3월 24일 당선인 특별보좌역에 임명됐다. 최근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다가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출마와 맞물려 뜻을 접었다.
박 내정자는 의원 시절 국가보훈처를 소관하는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를 했다. 첫 정치인 출신 보훈처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박승춘(중장), 문재인 정부 피우진(중령), 박삼득(중장), 황기철(대장) 전 보훈처장은 모두 군인 출신이었다. 피우진 전 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비역 장성이었다. 다만 노무현 정부 박유철·김정복, 이명박 정부 김양 전 보훈처장은 군인 출신이 아니다.
박 내정자의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베트남전에 참전해 전사해 현충원에 안장됐다. 7살이던 박 내정자를 포함한 6남매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보훈 가족인 박 내정자는 2012년 재선 성공 후 보훈처에 보낸 메시지에서 "국가유공자 및 유족들의 복리 증진과 이분들의 나라 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고 본받을 수 있는 사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