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민주당 5선 중진 설훈(69·경기 부천을) 의원 등 남성 의원들로부터 의원총회에서 “텔레비전에서 보던 거랑 틀려(달라)”라며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노란색으로 기호 ‘1′이 적힌 파란색 당 점퍼를 입은 박 위원장은 마스크를 벗고 “제가 마스크를 마이크 앞에서 벗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뒤, “여러분 반갑습니다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지현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박 위원장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맡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 위원장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후보를 도우면서 정치에 입문했는데, 코로나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일정을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비대위원장으로 비대위에 합류한 후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를 하는 등 민주당 의원들과 접점이 적었는데, 의원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하며 ‘대면식’을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처음으로 민주당 모든 의원님을 한 자리에서 뵙고 인사드리게 됐다” “너무나 막중한 자리를 맡아 처음엔 솔직히 어리둥절했지만 많은 의원이 도와주신 덕에 잘 견뎌내고 있다. 감사하다” 등 4분30초 간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박 위원장이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자, 설훈 의원은 “얼굴을 잘 몰라요. 마스크 벗은 모습을 좀 보고 싶다. 진짜 몰라요”라고 말했다. 의총 진행을 맡은 이수진 원내대변인이 “얼굴을 모르신다고요?”라고 묻자 설 의원은 “네, 좀 봤으면 좋겠는데. 잠깐만 (마스크를) 벗으면 될 것 같은데”라고 했다.
설 의원의 발언에 좌중에선 웃음소리가 나왔다. 다른 의원들은 설 의원을 향해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여기에 다 나와. 네이버에 다 나와” “텔레비전에서 나온 거하고 틀려(달라)” 같은 말이 나왔다. 이를 들은 이 원내대변인은 “선거 때 많이 봤습니다”라는 말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도 아무 대답 없이 발언대에서 내려갔다.
설 의원의 언급은 박 공동 비대위원장을 실제 대면할 기회가 없어서 얼굴을 좀 보고 싶다는 취지였으나, 일각에서는 외모와 연결돼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