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를 벗었다. 민주당 5선 중진 설훈(69·경기 부천을) 의원 등 남성 의원들로부터 의원총회에서 “텔레비전에서 보던 거랑 틀려(달라)”라며 마스크를 벗어달라는 요청을 받은 지 한 달여 만이다.

1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노란색으로 기호 ‘1′이 적힌 파란색 당 점퍼를 입은 박 위원장은 마스크를 벗고 “제가 마스크를 마이크 앞에서 벗는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뒤, “여러분 반갑습니다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지현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박 위원장은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맡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 위원장의 ‘얼굴’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후보를 도우면서 정치에 입문했는데, 코로나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일정을 마스크를 쓴 채 진행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상임고문과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등 참석자들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 허태정 대전광역시장 후보. /연합뉴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 참석했다. 비대위원장으로 비대위에 합류한 후 코로나19에 확진돼 자가격리를 하는 등 민주당 의원들과 접점이 적었는데, 의원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하며 ‘대면식’을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처음으로 민주당 모든 의원님을 한 자리에서 뵙고 인사드리게 됐다” “너무나 막중한 자리를 맡아 처음엔 솔직히 어리둥절했지만 많은 의원이 도와주신 덕에 잘 견뎌내고 있다. 감사하다” 등 4분30초 간 인사말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왔다.

박 위원장이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자, 설훈 의원은 “얼굴을 잘 몰라요. 마스크 벗은 모습을 좀 보고 싶다. 진짜 몰라요”라고 말했다. 의총 진행을 맡은 이수진 원내대변인이 “얼굴을 모르신다고요?”라고 묻자 설 의원은 “네, 좀 봤으면 좋겠는데. 잠깐만 (마스크를) 벗으면 될 것 같은데”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3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전용기·오영환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조선DB

설 의원의 발언에 좌중에선 웃음소리가 나왔다. 다른 의원들은 설 의원을 향해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여기에 다 나와. 네이버에 다 나와” “텔레비전에서 나온 거하고 틀려(달라)” 같은 말이 나왔다. 이를 들은 이 원내대변인은 “선거 때 많이 봤습니다”라는 말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도 아무 대답 없이 발언대에서 내려갔다.

설 의원의 언급은 박 공동 비대위원장을 실제 대면할 기회가 없어서 얼굴을 좀 보고 싶다는 취지였으나, 일각에서는 외모와 연결돼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