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개시를 알리는 타종 행사가 10일 자정(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는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전날 밤 11시30분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의 공연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의 인터뷰 끝에 10부터 0까지 표시하는 카운트다운 영상이 상영됐고 지지자들의 환호성 속에 첫 번째 종이 울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대통령으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뉴스1

이날 타종에는 국민대표 20명이 참여했다. 지역, 세대, 직능을 비롯해 다문화, 탈북민, 귀화 국민 등 다양한 분야와 계층의 대표성을 고려해 선발한 대표들이었다. 청년 창업가인 정지예 이준수 씨, 필리핀 출신으로 귀화한 김조이 씨, 청년 농업인 김도혜 씨, 소상공인 차평근 김윤경 씨, 행성 과학자인 심채경 씨, 미디어 아트 회사 디스트릭트 대표 이성호 씨, 장애인 수영 선수 민병언 씨, 안식년 중 코로나19 의료 봉사를 자원한 간호사 김미래 씨, 엄항섭 독립운동가 손자 엄일용 씨 등이 포함됐다.

지난 1995년 탈북해 서울교통공사 기관사로 일하는 한용수 씨, 영화 ‘국제시장’ 실제 모델인 권이종 씨, 그린피스 환경감시선 일등 항해사인 김연식 씨,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인 인요한 씨, 20년간 선행 봉사를 해온 박수출 씨, 바다에 휩쓸린 남매를 구조해 119 의인상을 받은 임주현 씨, 지난 3월 강릉 화재 현장에서 초기 진화에 나선 신대승 씨, 아파트 공사장 화재에서 5명을 구하고 부상을 입은 소방공무원 윤종혁 씨, 유명 비보이 최동욱 씨 등도 참여했다.

10일 자정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국민대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개시를 알리는 타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5명씩 4개 조로 총 33회에 걸쳐 보신각 종을 쳤다. 33회 타종으로 도성 8문을 열었던 ‘파루’(罷漏)의 전통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서울 도심에 보신각 종소리가 퍼지는 동안 리홍재 서예가의 대붓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리 서예가는 윤 대통령 취임식 슬로건인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크게 쓰며 새 정부의 성공을 기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화요일) 오전 10시 주민 축하행사를 시작으로 현충탑 헌화, 11시 취임식, 용산구 주민 환영행사 등에 참여한다. 오후부터는 용산 집무실에서 공식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용산 시대’를 알린다. 오후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경축사절 접견 일정이 줄줄이 예정됐다. 특히 오후 6시쯤에는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정상환담도 가진다. 이어 오후 7시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외빈만찬에 참여하는 것으로 첫날 예정된 공식 일정을 마친다.

공식 일정이 끝나도 각종 업무 인수인계와 국무위원 인선 등의 보고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오는 12일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손실보상·피해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의결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만큼 이와 관련한 추진 계획에 대한 세부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자정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국민대표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0시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지하벙커(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원인철 합동참보본부 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며 임기를 시작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