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측 의원들이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인삿말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싸우겠다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에게 사과와 발언 취소를 요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인삿말에 검수완박이라는 용어를 굳이 쓰신 거는 싸우겠다는 거죠?"라고 물었다.

이어 "제가 인사청문회를 여러 번 해봤는데, 인사청문회 인삿말에서 '한 판 붙을래' 이런 식으로 했던 후보자는 처음이다"라며 "이게 그쪽 지지하는 사람들은 좀 끌어모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공익의 대표자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해당 법안이 당내와 여야간 합의를 거쳤다며 "이걸 굳이 검수완박 운운하는 건 정치적 싸움을 하겠다는 건데, 그건 좋다. 그런데 그걸 인사청문회 인삿말에서까지 하겠다는 건 국회하고 싸우겠다는 거 아니냐"며 "이거 사과받고 취소하지 않으면 인사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다. 저렇게 한 판하겠다고 나왔다면 우리가 후보자와 왜 싸우느냐"라고 했다.

그는 "검수완박은 사실도 아니고 보완수사 박탈까지는 안 된다 해서 조정됐고 여야 간 합의까지 간 사항이다"며 "이런 것을 굳이 검수완박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싸움하겠다는 것인데 인사청문회 인사말에서 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싸우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검수완박' 법안에 따르면 검찰 수사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4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무소속 민형배 의원(왼쪽)과 양향자의원이 참석해 있다. 이날 법사위는 오는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를 결정했다. /연합뉴스

민주당에서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이 청문회는 후보자 사과없이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서면 답변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모든 답변에 전부 검수완박 법안이라고 썼다"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은 제도 용어나 법률 용어가 아니고 정치적 선동 용어"라며 "그런데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분이 아주 뻔뻔하게 법안이 아니라 지적도 되지 않은 상태로 청문회는 진행이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

민 의원은 한 후보자가 한 말을 인용해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 해야 할 것은 오로지 범죄자 뿐이다'라고 했는데 국회의원들이나 정부, 여당이 범죄자냐"라고 물었다. 또 "막 지명된 후보자가 국회에다 대고 '야반도주'라는 표현을 썼다"며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길래 명분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라고 했는데 이런 분이 사과없이 그냥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선동을 일삼고 후보자 신분으로 정치인을 공격하고, 국회를 모욕하고, 대의기관을 함부로 대하는 태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국무위원 되냐"며 "저는 그래서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더 이상 진행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재해달라"고 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신상 발언을 신청해 "한 후보자가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에게 전화해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으라 말라 이런 사실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어떻게 감히 후보자가 간사한테 전화해서 국회 일정을 좌지우지하냐"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자괴감이 생겨서 법사위 의정 활동 하기가 어려울 지경"이라고 했다. 여야 간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인사청문회는 협의를 위해 10분간 정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