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걸어 나와 '퇴근'을 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되었다"고 했다. 지지자들에게는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네"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배웅 나온 시민 등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6시쯤 청와대에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후 청와대 정문으로 걸어 나왔다. 정문 건너편 경복궁 뒤편 인도부터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고, 도로를 건넌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마중을 나온 지지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지지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한 단상이 마련된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200m를 그렇게 지지자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하면서 천천히 걸어나갔다. 운집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단상에 도달하는 데 30분 걸렸다. 지지자들은 민주당의 당색인 파란 색 옷과 모자를 맞춰 입었고, 파란색 풍선도 들었다. 흰색 배경에 '함께한 1826일, 잊지 못할 43824시간' 검은색 배경에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고 양면에 쓰인 손팻말을 흔들며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 분수대 앞에 놓인 단상에 올랐다. "문재인"을 연호하는 수백명의 지지자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문 대통령의 첫 마디는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였다. 지지자들은 "네"라며 환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케이크를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에 취임하는 오는 10일부터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에 청와대에서 먼저 나왔고, 서울 모처에서 하룻밤을 지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을 했다.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되었다.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니라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되었다"라며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고 했다.

또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라며 "여러분들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마침내 우리는 선진국이 되었고 선도국가 반열에 올라섰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이 '용산 시대'를 열면서, 문 대통령은 광복 후 마지막 '청와대 대통령'이 되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로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난다"며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 주민들께 특별히 감사들 드리고 싶다. 교통통제 때문에, 집회·시위 소음 때문에 불편이 많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대 대통령을 대표해서 특별히 인근 주민 여러분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의 삶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이어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님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나라의 발전과 세계 속에서 우뚝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여러분들이 함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며 "가정의 평화와 어린 아이들이 행복하고 뛰어 놀 수 있는 기대가 있는 나라를 위해 노력해달라. 저도 양산에 가서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7분 간의 마지막 인사를 한 후 단상에서 내려와 지지자들과 다시 일일이 인사를 했다. 6분간 인사를 한 후 차량에 탑승해 하룻밤을 보낼 숙소로 이동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경남 양산 사저 인근에서 지지자들에게 '전임 대통령'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인사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