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8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출마하며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며 6·1 지방선거 목표를 제시했다. 이 전 지사는 민주당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방선거를 이끈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감내하며, 정치인의 숙명인 무한책임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대선 패배 후 두 달 만에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에 복귀한 데 대해 “저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라며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돌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 전 지사의 출마에 대해 정치적 고향인 성남시와 경기도를 떠나 연고가 없는 인천에 출마하는 것은 연고가 없고, 경기 성남분당갑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전 지사와 관련한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아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서 방어하기 위해 국회의원이 가진 불체포특권을 확보하려는 ‘방탄 출마’라고 지적했다.
이 전 지사는 이를 두고 ‘비방’ ‘음해’라고 했다. 그는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라며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길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처할 정치적 위험과 상대의 음해적 억지 공세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며,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것이정치의 정도라고 배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유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심판자는 선택받았지만 유능한 일꾼은 선택받지 못했다”라며 “그러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견제와 균형, ‘잘하기 경쟁’이 가능하도록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꾼으로 최적화된 이재명과 동료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이 전 지사는 계양구민들에게 “제게 계양과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며 “기회를 주시면 우리 계양을 창의적 인재와 새 일자리가 넘쳐나는 인천의 실리콘밸리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중심지로 만들겠다. 명실상부한 ‘정치경제일번지’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구체적으로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100만평에 이르는 계양지구를 첨단산업이 중심이 된 테크노밸리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신속한 기업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새로운 경제중심,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로 만들겠다”고 했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한 곳이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됐다. 이 전 지사는 “계양은 송영길이라는 출중한 정치인을 배출했다”며 “큰 정치인 송영길을 품고 키워주셨듯이, ‘이재명’을 품고 키워달라. 송영길을 이어 이재명이 계양을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2010년부터 8년간 성남시장을 했고, 2018년부터 4년간 경기지사를 지냈다. 그는 “저 이재명이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해냈던 것처럼 이재명의 동료들이 유능함과 충직함으로 국민의 더 나은 삶과 지역발전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정치적 고향을 떠나 연고가 없는 지역에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 성남시민과 경기도민에게 양해를 구하는 메시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