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분당갑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 후보의 당선과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 나서겠다는 것이다. 성남시와 경기도가 정치적 기반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데 대해서는 정도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인수위 업무를 끝내고 난 다음에는 지방선거를 지원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수위는 이날 오후 5시에 해단식을 한다. 안 위원장은 이 때 분당갑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위원장은 분당갑에 자신이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은혜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경기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승리를 위해 저에게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진정 어린 요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선에서 승리를 해야만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국정 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개혁을 할 수 있다”며 “저는 분당갑 뿐만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전국 7곳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분당갑은 김은혜 전 의원이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되면서 공석이 됐고,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며 보궐선거 대상이 됐다. 이 전 지사는 지역 연고가 있는 분당갑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인 인천 계양갑에 전략공천됐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후보는 연고가 있는 곳에 출마하는 것이 정치인의 기본적인 상식이자 도리”라며 “이 전 지사는 당연히 분당갑 내지는 경기도 쪽에서 출마하는 것이 정도”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창업한 안랩의 본사가 분당갑에 속하는 판교에 있어 지역 연고가 있다. 그는 “안랩 경영자로 있을 때 판교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장 먼저 사옥을 지었다”며 “(그래서) 지하철에서 걸어서 가장 가까운 곳에 안랩 사옥이 위치한다”고 했다. 이어 “허허벌판에 안랩 사옥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의 실리콘밸리가 됐다. 거기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