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0일 취임식 행사에서 추천을 통해 초청받은 국민들과 보다 가까운 위치에 마련된 단상에서 취임사를 읽는다. 취임사는 25여 분에 걸쳐 발표될 예정인데, 대통령 취임식에 돌출 무대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 소통하려는 윤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한 무대 설계라고 한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취임준비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행사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 4만여 석 규모로 마련됐다. 취임식장은 크게 4구역으로 구분된다. 먼저 단상 중앙에는 윤 당선인과 아내 김건희씨, 물러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나란히 앉는다. 그 뒤편으로는 1000석이 마련됐는데, 윤 당선인 가족과 전직 대통령 유족 등이 앉을 예정이다.
취임준비위는 앞서 권양숙 여사 등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이 취임식 참석을 거절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 중 접견 일정이 조율돼 취임준비위원이 초청장을 들고 (봉하마을로) 출발했다”면서 “권양숙 여사께서 건강상 장거리 이동에 문제가 있어 참석이 어려우시겠지만, 저희들은 초청하고자 하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예우를 갖춰 초청장을 전해드리고, 수락 여부는 권 여사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단상을 바라보고 취임식장 왼편 맨 앞자리에는 지정석 900석과 장애인석 300석이 준비됐다. 각계 대표 인사를 위한 2920석도 별도로 마련됐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2만4000석 규모의 국민 초청석이다. 취임준비위는 지난달 초 참석을 원하는 일반 국민의 신청을 받아 추첨한 뒤 초청장을 보냈다. 탈북 국군포로 3명도 취임식에 초청됐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첫 사례라고 한다. 이 밖에 외빈 동포석 1200석, 지역 주요 인사석 740석 등이 마련됐다.
취임식 본 행사는 10일 오전 11시 윤 당선인 내외 입장으로 시작된다. 윤 당선인 내외는 ‘국민 희망 대표’ 20명과 함께 단상에 오를 예정이다.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차인홍 지휘자가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발달 장애 청소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고, 연주단체인 이 마에스트리와 연합 합창단이 노래를 부른다. 애국가는 공고 출신의 세계적인 성악가인 베이스 연광철 씨와 다문화 어린이들이 모인 레인보우합창단이 함께 제창하기로 했다. 유명 연예인은 출연하지 않는다.
본 행사에 앞서 오전 10시부터는 ‘옴니버스’ 형식의 취임식 식전 행사도 준비됐다. 맑은소리 하모니카 앙상블, 다니엘라와 어린이 연합 뮤지컬 공연단, 학생 연합 치어리딩 댄스팀, 청년 연합 수어 뮤지컬, 대학생 연합 무용단 등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에어쇼는 진행되지 않고, 취임식 종료 후 카퍼레이드도 열리지 않는다. 윤 당선인은 곧바로 용산 국방부 청사에 설치된 새 대통령 집무실로 이동해 업무를 개시한다.
취임준비위는 취임식 당일 인근 교통통제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철 5·9호선 운행 간격 조정 및 특별열차 예비 편성, 지하철역 연계 순환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취임식 기획 의도, 컨셉트, 출연진 등을 담은 미디어 북을 제작해 곧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