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 ‘탈원전 정책 폐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 ‘미래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등의 내용이 발표됐는데 인수위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올해 예산 등과 비교하면 약 209조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인수위는 해당 재원에 마련에 대해서는 “세수 증가분과 기존에 있던 예산 지출에 대한 구조 변화 등을 통해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인수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전달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2.5.3/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인수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국정과제 발표 브리핑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국정과제를 발표하기에 앞서 ‘국정 비전’과 ‘국정 목표’에 대해서도 발표했는데, 국정 비전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민께서 꼭 해결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시대적 과제”라고 했고 ‘국정 목표’에 대해서는 “국정운영의 원칙으로 공직자들이 일을 하고 판단할 때 가치관이나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국정 비전으로는 ▲공정과 상식의 회복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재건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 제고 ▲국민통합이 포함됐다.

안 위원장은 6가지 국정 목표로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 시대를 꼽았다. 인수위는 이러한 6가지 국정 목표하에 20가지 국민과의 약속을 걸고, 110대 국정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인수위는 국민과의 약속 첫 번째로는 ‘상식과 공정의 원칙을 바로 세우겠다’를 내세웠다. 이 밖에도 ‘부동산 정책 바로잡기’, ‘소통하는 대통령’, ‘경제체질 선진화’, ‘혁신금융시스템 마련’, ‘필요한 국민께 더 많은 지원’,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과학기술 선도’, ’창의적 교육’, ‘남북관계 정상화’ 등과 관련한 약속들과 이에 맞춘 국정과제들도 발표됐다. 안 위원장은 “국정과제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했고, 국민께서 원하셨던 것들”이라면서 “저희들이 계산해보니 209조원 정도가 필요한데, 1년에 40조원으로 기존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20조원, 경제 발전을 통한 추가 세수 20조원 조달을 통해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5년간 이 정도의 재정을 투입해 발전 방향을 다 완수할 수 있다면 비용 대비 효율이 아주 적절한 정도로 실현 가능한 계획”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안철수 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회 각 분과 간사들과의 일문일답.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ㅡ’코로나19 피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이라는 내용이 국정과제에 있던데, 앞서 인수위가 발표한 손실보상안에 대해 공약 파기 논란이 빚어지는 등 혼선이 있었다. 일부에서는 1000만원 이상 지급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금액이 어떻게 될 예정인가.

안철수 “언론 기사를 보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손실보상안은 세 가지 주체가 협력해 만드는 중이다. 인수위의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경제1분과와 기획재정부다. 코로나 특위에서는 5개 정부부처의 자료를 갖고 지난 2년 동안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어느 정도의 손실을 봤는지를 영업이익 기준으로 (추산해) 53조원이라는 숫자를 만들어냈다. 저희 역할은 거기까지였고, 경제1분과가 그것을 통해 손실에 대해 현금 보상, 세제 혜택, 대출 등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지와 그것이 거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논의했다. 그리고 결과 보고서를 만들어 넘기면 기획재정부에서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안을 만든다. 그런 원칙을 세워서 하다 보니 중간에 액수에 대해 여러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

ㅡ국회가 오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 법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해 공포만을 앞두고 있다. 국정과제에는 형사사법 개혁을 통한 공정한 법 집행이라는 과제가 포함됐는데 새 정부에서 이를 되돌리겠다는 것인가.

안철수 “문재인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시길 바란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반드시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 저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형태는 경찰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형태다. 그러면 경찰 개혁은 어떻게 할 것이냐. 검경수사권이 서로 견제와 균형이 바로잡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시작해 제대로 정리가 돼야 한다. 지금의 형태는 국제사회로부터도 비판 받는 잘못된 방식이다.”

ㅡ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이던 ‘여성가족부 폐지’는 국정과제로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함을 염두에 뒀다면 항공우주청 신설이 국정과제에 들어가기는 어려웠을 텐데, 여가부 폐지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안철수 “그것은 별로 혼동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인수위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 일단은 정부조직을 그대로 물려받아 운영하면서 실제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국민을 위해서 어떤 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기간으로 삼겠다는 의도였다. 항공우주청은 실제로 만들지 않더라도 그런 역할을 수행할 기능은 정부가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나중에 정부조직개편안이 만들어지면 그때 그 부분이 분리돼 나오면서 그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조직개편안이 통과되기 전 새로이 그 임무를 부여 받아 수행할 조직이 생길 것이다.”

ㅡ209조원이라는 국정과제 소요 재정 추산은 병사월급 200만원, 기초급여 40만원, 부모급여 100만원 등의 공약이 모두 포함된 것인지, 추산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안철수 “세부사항을 보면 실현 가능성에 맞게 점진적으로 공약을 지키도록 설계돼 있다. 209조원이라는 추계도 저희가 만든 국정과제 110개를 각 정부부처가 나누어서 분석한 것이다. 대부분은 100일 이내에 확정안을 갖고 국무회의를 통과해 실제로 집행이 되기 시작할 것인데, 그 과정에서 조금의 변동 여지가 있고 여야 협상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ㅡ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연간 20조원 가량은 경제가 발전하면서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최근 초과세수를 보면) 양도세나 부동산세에서 늘어난 세수가 많다. 그런데 국정과제는 (해당 세목에 대해) 감세 기조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추경호 “상당부분은 세수 증가분, 그리고 기존의 예산 지출 구조변화 등을 통해서 재원을 충당할 예정이다. 최근 법인세 세수 실적이 좋고, 해마다 어쨌거나 근로소득이 조금씩 증가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근로소득세, 부동산 등과 관련된 양도소득세 등 세수가 좋다. 이게 5년간 항구적으로 간다는 보장있는 건 아니지만 이를 바탕으로 세수 증가분, 지출 구조조정 분 등을 통해 충당해 나갈 것이다.”

ㅡ국내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 폐지가 국정과제로 포함됐는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폐지가 아니라 2년 유예 입장을 밝혔다. 다소 정책 기조가 엇갈리는 것이 아닌가.

추경호 “내년 1월 1일부터 금융투자소득세 과세가 시행 예정이다. 그부분에 대해서 현재 주식시장, 투자자 수용성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다는 취지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2년 정도 유예하고 상황 지켜보며 이후에 제도 시행에 관해서 봐야겠다는 입장이다. 금투세를 2년 정도 유예를 하게 되면 여전히 현행 시스템이 작동되고 거기에 대주주 주식양도세 부과 문제가 대두되는데, 이를 대폭 완화한단 방침이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ㅡ윤 당선인의 1기 신도시 재건축 활성화 공약과 관련해서는 구체적 내용은 없고 방향성만 나왔는데, 시장의 기대심리만을 부추기는 게 아닐지.

심교언 “1기 신도시는 현재 구체적으로 기획을 한다고 나서기는 무리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법을 진행 중에 있고 여야 공통 공약 사항이다. 그래서 법안이 먼저 될 거고, 법안이 준비되는 동안 지역과의 소통을 통해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할 것이다. 지금 의원들 발의 법안을 보면 대략 그 지역을 지정하고, 어떤 프로세스로 나가겠다고 돼있다. 그 프로세스와 관련해서는 단순히 아파트를 짓는다를 넘어서, 그 지역 자체의 고용, 4차산업,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그 지역을 재창조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그를 위해 아마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 마스터플랜 통해 지역 종합 발전 구상이 될 거고, 마스터플랜에 따라서 질서있게 지역마다 어느 정도 재정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ㅡ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에 대해 청년층 미래소득 반영 활성화를 통한 일부 완화 이야기가 있는데, DSR 규제 완하는 청년층에만 한정하게 되나.

최상목 “DSR과 관련해서 현재 인수위에서 논의된 것은 청년층에 대해서 미래소득을 반영하는 내용이다. 전반적인 현재의 틀을 유지하되 전체적으로 부동산 세제, 대출 규제 완화와 같이 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 여러가지 고려를 해서 결정을 할계획이다.”

ㅡ오는 2027년까지 반도체 수출액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겠다는 내용이 국정과제에 포함됐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어떻게 되나.

이창양 “인력 지원을 대폭 늘리고 R&D 세액공제 지원을 강력하게 할 것이다. 또 반도체 공장은 입지를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인허가에 많은 지원을 할 것이다. 개별 산업에 대해서는 업계와 함께 긴밀하게 협의를 해서 문제를 빠르게 풀어나가는 민간 협력의 정책을 펼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