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이 첫 당정협의를 통해 '6대 국정목표와 110개 국정과제'를 논의한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온전한 손실배상 등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간 코로나 방역 지침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에는 '손실보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해왔지만 처음으로 '배상'이라는 표현이 쓰였는데,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른 영업제한을 부당한 행위로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양측은 손실보상에 대한 입장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당정협의를 열고 "새 정부 시작과 함께 추경안을 제출하겠다"면서 "코로나19 방역조치로 가장 고통받은 '소상공인을 위한 온전한 손실배상' 등을 포함한 추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100일안에 가동하겠다"고 한 '긴급구조 플랜'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추경 재원 조달에 있어 재정에 부담이 가지 않는 가용재원을 최대한 발굴해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한 책임있는 정부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것"이라면서 "추경안이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물가와 금리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과는 별개로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영업제한 조치가 부적절했음을 지적한 게 아니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물론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문재인 정부의 영업제한 등의 방역 지침에 대해 '비과학적'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자산만 재산권이 아니라 영업도 재산권"이라며 "재산권을 제한했을 때 거기에 따른 손실은 보상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식당 영업을 일률적으로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것 역시 비상식적"이라며 "비합리적인 원칙을 강요하는 정치방역, 폐기해야 한다"고했다.
안 위원장도 지난 27일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며 "새 정부에선 과학적 기준에 따라 마련되는 기준만 지키면 업종 전체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똑같은 크기의 카페가 2개 있는데, 한 쪽은 커피만 판매하고 있어 카페 안에서 취식을 할 수 없지만, 음식을 함께 파는 쪽은 실내에서 와글와글 모여 취식할 수 있는 게 말이 되냐"고도 했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카페에서의 취식을 금지했지만,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식당으로 분류돼 커피 판매가 가능했던 점을 꼬집은 것이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보상'과 '배상'은 손실을 입힌 행위의 '적법성'에 대한 의미적 차이가 있다. 법률 용어로서 '배상'은 '남의 권리를 침해한 사람이 그 손해를 물어 주는 일을 뜻하지만, '보상'은 '국가 또는 단체가 적법한 행위에 의하여 국민이나 주민에게 가한 재산상의 손실을 갚아 주기 위하여 제공하는 대상'을 뜻한다. '손실배상'이라는 표현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손해를 끼친 방역 지침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
한 변호사도 "'코로나19 방역조치로 가장 고통받은 소상공인을 위한 온전한 손실배상'이라는 표현은 보상과는 달리 국가의 방역조치가 소상공인의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했다고 풀이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인수위 측은 소상공인 손실보상에 대한 입장의 변화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무진 측의 단순 '오기(誤記)'라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두 단어의 의미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면서도 "특정한 의도가 들어간 것인지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인수위 관계자도 "두 단어에 차이가 있는 것은 명확하나 실무자가 작업 당시 차이를 모르고 잘못 기재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당정 협의 이후 브리핑에서 '손실 보상'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냐. '배상'이라는 표현을 의도하고 썼다면 자세히 설명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