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서 다시 한 번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안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키기 위한 "방탄용 졸속입법"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는 우리 국민이 더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살게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5시 2분 첫 주자로 필리버스터의 시작을 알린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2시간 40분 동안 발언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소수 야당에 맞서 거대 여당이 법에 정해져있는 한 달짜리 임시회기를 하루로 쪼개기하는 이게 법이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것을 밀어붙인 민주당도 문제이지만 그동안 존경해왔던 박병석 국회의장의 의사 진행에도 아주 심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존경하는 의장님이 민주당의 입법폭거에 편승해 검수완박을 통과시킨 의장으로 헌정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진심을 담아서 건의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검수완박이라는 오점을 남긴 대통령으로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황운하 민주당 의원에 대해 언급고 검수완박 법안이 "퇴임 후 문재인 대통령, 대장동 특혜 의혹 등 많은 범죄가 있는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키기 위한 방탄용 졸속입법"이라고 지적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항의하기도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반발의 의미로 퇴장했고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갈등을 빚었다.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시작에 앞서 김형동 의원의 피켓을 치우고 있다. /뉴스1

이어 최기상 민주당 의원이 두 번째 주자로 나서 오후 7시 43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찬성 토론을 이어갔다. 최 의원은 "법은 가능하면 없거나 적은 편이 좋다. 법이 전면에 드러나는 사회는 힘든 사회"라며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는 우리 국민을 더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살게 하는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를 담당하는 주체와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청구, 기소하는 주체, 재판 주체가 서로 달라야 하고 기관들 사이에선 엄격한 견제와 통제 원리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에 이어선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오후 8시 50분부터 반대 토론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서민과 약자를 위한다는 민주당에 의해 자행되는 의회민주주의 파괴, 입법독재 현장을 보며 과연 저들은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길래 어떤 신념을 가졌길래 태연하게, 때로는 웃으며 기립표결하고 의사봉 두드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내가 잘못 생각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게 아닐까 싶어 괴롭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 중재안에 섣불리 합의해 민주당에 빌미를 준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서 국민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하기도 했다. 또 문재인 정권을 겨냥해 "문재인 정권은 5년 동안 뭐했냐"며 "검수완박이 국민들 먹고 사는 문제라서 시급히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민생 법안이라도 되느냐"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