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자 경선 결과를 속속 발표하며 본선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경기도지사, 충북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이른바 ‘윤심(尹心) 후보’들로 선출되면서, ‘대선 2라운드’, ‘정권교체 완수’로 주목 받게 됐다. 경기도는 앞서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한 지역이고, 충북도지사 선거 민주당 후보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노영민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경기·인천·울산·경남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해 김은혜 의원(초선·경기 성남 분당갑)을 선출했다. 김 후보는 경기도 지역구 국회의원이지만,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였던 시절부터 대변인과 공보단장을 지냈고, 당선인 대변인까지 역임하며 ‘윤심’ 후보라고 불렸다. 김 의원의 출마 전 경기도지사 선거에는 윤 당선인의 당내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었는데, 출마 생각이 없던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이 출마하자 ‘윤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선거인단의 유효 투표 결과와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50 대 50으로 치러진 당내 경선에서 52.67%(현역 의원 감산점 5% 반영)를 얻어 선출됐다. 유 전 의원은 44.56%를 얻었는데,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에 압도적 우위를 점했으나 책임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크게 뒤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레이스 초반에는 여론조사 지지율도 앞서던 유 전 의원이 우세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결국 윤심을 필두로 조직표가 대거 김 의원에게 몰리며 역전극이 벌어진 셈이다. 실제로 김 의원의 선거 조직에는 공보부터 조직까지 윤 당선인의 대선 후보 선거 조직에서 역할을 한 인사들이 대거 포진된 것으도 전해졌다. 유 전 의원도 경선 결과에 대해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윤심을 바탕으로 후보에 선출됐지만, 그만큼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 3·9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과반의 표를 몰아준 곳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에서 50.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윤 당선인의 득표율(45.9%)에 비해 5%p 앞섰다. 더구나 이재명 후보가 대선 직전까지 지사직을 유지하며 과반이 훌쩍 넘는 긍정 평가율을 기록하던 곳이기에 윤심으로 승리하기엔 확장성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 후보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유력한 상황이라 윤심을 통한 선거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로서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 한 뒤 합당했고, 이재명 후보와 ‘정치개혁 추진’ 등에 대해 긴밀히 전화 통화를 했기에 ‘명심(明心) 후보’라고 불린다.
실제로 지난 4일 리얼미터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김 전 부총리는 김은혜 의원과의 양자대결에서 41.8%를 얻으며 28.6%를 얻은 김 의원에 크게 앞섰다. 김 전 부총리는 유승민 전 의원과의 양자 대결에서는 36.0%를 얻어 유 전 의원(37.6%)에 조금 뒤졌다. 다만 같은 여론조사 기관이 지난 2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김은혜 의원이 43.1%로 김 전 부총리(42.7%)에 앞섰다.
충북도시자 선거에는 지난 21일 윤 당선인의 특별고문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과 노영민 전 실장이 맞붙게 됐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1일 당내 경선에서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과 오제세 전 의원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됐고, 노 전 실장은 단수 추천됐다.
충북 지역은 지난 대선 윤 당선인에게 과반의 표(50.7%)를 몰아줬기에 윤심의 영향력이 큰 지역인데다, 김 전 의원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 전 실장이 청주 흥덕에서 17대부터 내리 3선을 한 데다 애초 경기도지사를 준비하던 김 전 의원이 노선을 급선회해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것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 전 실장도 충북이 고향으로 경쟁자인 김 전 의원과 함께 청주고 출신이다.
하지만 여론조사에서는 김 전 의원이 노 전 실장에게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지난 14일 충청북도에 사는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한 김 전 의원과 노 전 실장의 양자 가상 대결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김 전 의원이 47.0%로 노 전 실장(37.1%)에 9.9%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