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3일 대구시장 후보로 홍준표 의원, 강원지사 후보로 김진태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17개 시·도지사 후보 공천을 완료했다. 김 전 의원은 강원도에서 ‘원조 친노’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붙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고문을 지낸 김영환 전 의원은 충북지사 자리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승부를 벌인다.
◇오세훈·박형준 일찌감치 공천…호남권 이정현·주기환·조배숙 확정
정진석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경선 결과 대구시장 후보로 5선의 홍준표 의원, 강원지사 후보로 재선 의원 출신 김진태 전 의원, 제주지사 후보로 허향진 전 제주대 총장이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날 17개 시·도지사 후보 공천을 완료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경북지사 후보로는 일찌감치 오세훈·박형준 현 시장과 이철우 현 지사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 험지인 호남 지역 공천도 조기에 마쳤다. 후보들이 지역에서 활동할 시간을 더 길게 보장하기 위해서다. 광주시장 후보로는 주기환 호남대 경찰학과 초빙교수(전 광주지검 수사과장)을 단수공천했다. 주 교수는 현재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었다.
전남지사 후보는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전북지사 후보는 조배숙 전 의원이 낙점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오랜 기간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기 위해 도전해 왔고, 전남 순천에서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하기도 했다. 조 전 의원은 민주당 출신으로, 국민의당과 민주평화당, 민생당 등을 거쳤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전북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인천시장 후보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 대전시장 후보는 이장우 전 의원, 울산시장 후보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 세종시장 후보는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공천을 받았다.
홍준표 의원 외에도 현역 의원들이 출마해 공천장을 쥔 곳이 많다. 관심을 모았던 경기지사 후보로는 경선에서 김은혜 의원이 승리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충남지사 후보는 김태흠 의원, 경남지사 후보는 박완수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충북지사에는 김영환 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인천시장 선거 유정복 vs 박남춘 리턴매치
민주당은 일부 시·도지사만 공천을 마친 상태다.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싸고는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 공천배제(컷오프) 결정이 뒤집히기도 했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당의 요청을 수용해 경선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경북지사 후보는 아직 공천 신청자가 없다.
민주당은 이광재 의원에게 공천 신청자가 없었던 강원지사 후보에 나서달라고 요청했고, 이 의원은 이를 수락하며 공천이 확정됐다. 이번 지선에서 옛 친박(親朴)계 김 전 의원과 ‘원조 친노’ 이 의원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사 선거는 윤심(尹心) 대 문심(文心)의 대결이다. 민주당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특별고문을 맡았다.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노영민 전 실장은 2020년 12월 청와대를 떠난 후 줄곧 지역 기반을 다져왔다.
민주당은 인천시장 후보에 박남춘 현 시장을 공천했다. 박 시장은 4년 전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으며 ‘리턴매치’를 벌이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울산시장 후보로 송철호 현 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에서 김두겸 후보가 공천을 받은 가운데, 박맹우 전 울산시장이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보수 단일화’가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민주당 변성완 후보와 맞붙는다. 변 후보는 오거돈 전 시장 당시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냈고, 오 전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후 시장 권한대행도 맡았다. 홍준표 의원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은 서재헌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과 경쟁하게 된다. 이정현 전 대표는 김영록 현 전남지사와 맞붙는다.
◇국회의원 5곳 보궐선거 확정…서울·인천·경기·전북·제주도 가능성
6·1 지방선거에서 현역 의원이 공천을 받으면서 국회의원 보궐선거도 관심을 끈다.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4월 30일까지 사퇴하면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사퇴해야 하는 의원은 김은혜(경기 성남분당갑),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박완수(경남 창원의창),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 등 4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광재(강원 원주갑) 의원이 사퇴해야 한다.
송영길(인천 계양을)·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 등이 경선을 벌이는 서울시장 후보, 안민석(경기 오산)·조정식(경기 시흥을) 등이 나선 경기지사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 보궐선거 실시 지역구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오영훈(제주 제주을) 의원은 제주지사 경선, 안호영(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김윤덕(전북 전주갑) 의원이 출마한 전북지사 경선 결과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