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아들 정씨의 병역 판정 관련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씨가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인 4급 판정을 받은 이유였던 경북대병원 병무용 진단서 소견에 대한 의혹이 19일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당 진단서에 적힌 ‘요추 5-6번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소견에 대해 “요추 6번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이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임상현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전문 용어”라고 해명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로비에서 자신과 자녀 논란 등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의사 출신인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수 의사가 해당(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 판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추간판탈출증이 척추협착으로 진단명이 변경된 이유, ‘요추 6번’ 기재 경위 등에 대한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병원진료 기록에는 추간판탈출증, 즉 허리디스크라고 기록돼 있지만 병사용 진단서는 척추협착으로 진단명이 둔갑됐다”면서 “또 병사용 진단서에 기록된 요추 6번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군 입대 여부를 판가름하는 병사용 진단서에 환부 위치를 잘못 기재한다는 것은 진단서에 대한 전문성, 객관성, 공신력을 떨어트리고 허위 진단서를 의심하게 한다”고도 했다.

신 의원은 “MRI(자기공명영상) 판독 소견만으로 판단하기에 신체검사 4급 판정에 대한 적절성의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면서 “MRI 영상 사진을 실제 확인해 판독이 제대로 됐는지, 이를 바탕으로 진단서가 올바로 작성됐는지, 병무청 4급 판정 과정에서 불법·편법은 없었는지 검증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자 아들이 병역 관련 MRI와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자료 공개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료 제출에 협조하라고 했다.

신 의원은 “의혹을 해소할 가장 빠르고 명쾌한 방법은 정 후보자 아들의 MRI와 CT 영상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라면서 “정 후보자 아들은 매일 보도되는 병역 의혹을 지켜보는 것보다 영상자료 공개가 더 싫은 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검증을 피하려다가 수사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같은 당 김성주·고민정도 함께 참여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정 후보자 아들의 병역판정 관련 의혹 중 ‘요추 6번’이 실재하지 않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준비단은 “후보자 아들의 진료기록부에 ‘L5-6′라는 표기가 있는데, 이는 임상현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용어”라면서 경북대병원에 확인한 결과 “병무용 진단서에 ‘요추 5-6번’으로 표기해도 의료 현장에서는 이해가 가능한 용어”라며 “이는 “’요추 5번-천추 1번’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의원들은 정 후보자 두 자녀의 의대 편입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신현영 의원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전에 면접관들에게 수험생 실명을 미리 공개했고 수험생 이름과 얼굴을 아는 상태에서 평가가 진행됐다는 사실이 제보됐다”면서 “정 후보자 해명 기자회견이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의원은 정 후보자 딸의 구술고사 ‘만점 몰아주기’ 의혹에 보건복지부가 “다른 만점자도 있었다”고 부인한 데 대해 “정 후보자 딸을 제외한 나머지 만점자는 다른 3고사실에서 만점을 받은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언론과 만나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 논란과 관련해 어떤 불법·부당행위가 없었다면서 필요시엔 자신도 직접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신현영 의원, 김성주 의원. /신현영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