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현지 시각) 보도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국의 주적은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대북관계만 과도하게 강조해 국제 외교가 실종됐다고 지적하고, 윤석열 정부는 한미관계를 토대로 외교의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WP 인터뷰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부르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먼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를 파기하고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했는데, 이는 핵무기 운반 능력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 대한 핵 위협이 고조됐다"며 "이 모든 상황 가운데 우리는 국방 정책을 수립하고 작전 정보 등을 만들며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은 북한의 위협에 과도하고 지나치게 민감한 대응을 할 의도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무엇보다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핵 사찰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에 대한 경제 개발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황과 관계없이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며 "언제라도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한국의 외교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관계에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한미 관계를 토대로 유럽연합에서, 또 아시아 전역에서 외교의 범위 또한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권의 하나로서 책임 이행에 있어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WP는 윤 당선인이 공급망 관리, 기후변화, 백신 생산 등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에서 한국을 중요한 플레이어로 만들 열망을 갖고 있으며, 북한에 초점이 맞춰진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당선인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캠페인에 동참해야 한다며, "국제사회가 추가적인 참여를 요구하면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존중을 확고히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최악의 상황이 된 한일관계를 비판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악화한 한일관계와 관련해 한국의 기업과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일반 한국인에게 역효과를 냈다면서, 일본·미국과 조율할 한국의 능력에 지장을 줬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일본 당국자와 잦은 대화, 방문을 통해 신뢰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중요한 것은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본과 외교적으로 관여할 때 한국이 국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의 약한 관계는 한미일 협력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지적하고, "한국인들은 한미관계에 직접적 손상을 입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중국과 정치적 문제에 있어 "우리의 헌법적, 정치적 가치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중국에 관해 더 강력한 정치적 태도를 취하려면 미국과 군사동맹에 기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중국 경제 의존을 일방통행 도로로 보지 않는다며 중국도 한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중국 견제 성격의 미국·일본·호주·인도의 협의체 '쿼드(Quad)' 가입을 추진할지 결정하기 전에 한국이 백신 유통과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실무그룹을 지원하고 협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젠더 격차 문제와 관련해 수십 년간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양성 모두를 위해 법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여성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글로벌 표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대통령으로서 롤모델에 대해 연방주의 수호자로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유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매력과 시민권 유산을 꼽았다고 W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