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새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박진(66)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관 출신의 4선 의원이다. 학계와 외교현장 등에서 두터운 국제 경험도 쌓은 국회의 대표적 ‘외교통’ 인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 단장인 국민의힘 박진 의원 등이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해 방미 성과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출신인 박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재학 중이던 1977년 외무고시(11회)에 합격해 외무부에 입부했고 이후 해군장교로 복무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유학길에 올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영국 뉴캐슬대에서 정치학과 조교수로 재직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청와대 공보비서관(1993년)과 정무기획비서관(1996~1998년)을 지냈다. 비서관 시절 대통령 영어 통역으로 정상외교 현장에서도 뛰었다. 뛰어난 영어 구사력으로 1995년 3월 존 메이저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메이저 총리로부터 “우리 각료보다 영어를 잘 한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를 영어로 번역한 일화도 유명하다. 김 전 대통령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한국의 민주화에 대해 설명하며 이 표현을 쓰자, 박 후보자는 이를 ‘Strangle the rooster, still the dawn breaks’(수탉의 목을 졸라도 동은 튼다)라고 적절히 통역했다.

정치권에는 2002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를 통해 입성했다. 이곳에서 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서 강남에 공천을 받고 4선에 성공했다.

18대 국회에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내며 의원외교 일선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높은 친화력을 바탕으로 미 조야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국회 내 외교 전문가로서 입지를 굳혀왔고 한영협회, 한미협회 회장도 역임했다. 2008년 8월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독대해 차담을 나눈 적이 있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으나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했고, 이후 윤석열 선대본부 산하 글로벌비전위원장을 맡았다. 윤 당선인 당선 이후에는 주요국 대사 면담 등에 잇따라 배석했다. 지난 3~11일에는 윤 당선인의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단장으로 미국을 방문해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과 예비 상견례를 가졌다.

박 후보자는 최근 최근 한미동맹재단 간담회 등에서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전략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을 정상화할 것”이라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서울대 법대 74학번으로, 79학번인 윤 당선인과는 서울대 법대 동문이다.

▲서울(66) ▲서울대 법대 ▲외무고시 11기 ▲해군장교 복무 ▲영국 뉴캐슬대학교 정치학과 조교수 ▲대통령 비서실 공보비서관, 정무비서관 ▲제16·17·18·21대 국회의원 ▲17대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회 간사 ▲국회외교통상통일위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 석좌교수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글로벌비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