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역, 학교, 정책 노선 등에서 ‘균형’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윤 당선인은 후보자 8명에 대해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서 이끌 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당선자는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할당과 안배는 안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지향해야 할 최고의 가치는 ‘국민통합’”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윤 당선인이 균형과 조화를 ‘나눠먹기’로 잘못 이해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지역과 성별 안배 등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인 셈이다. 이날 발표한 8명의 후보자는 남성 7명, 여성 1명이다. 연령은 60대 5명, 50대 3명이고, 출생지는 경남 2명, 대구 2명, 경북 1명 등 영남이 5명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고려대·경북대 각 2명, 육사 1명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8명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대통령선거 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서 이끌 분을 찾아서 지명하다 보면 지역, 세대, 남녀가 균형있게 잡힐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고 수석대변인은 의사 출신인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외길을 걸어온 분”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경제학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규제철폐 지상주의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정 언론사 경영에 깊이 관여한 데 대한 우려가 있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는 표현을 쓰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그가 발탁된 이유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와 과장된 정치공세에 앞장섰던 것에 대한 논공행상”이라며 “국정운영 파트너로서의 민주당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일방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 때 원 후보자는 ‘대장동 1타 강사’라고 불리며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와 관련된 대장동 의혹 제기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고 수석대변인은 “실력과 전문성은 발탁을 위한 인선 기준은 될 수는 있어도 검증 기준은 아니다”라며 ”국민의 높아진 기대와 기준에 역행하는 퇴행적인 잣대로는 대전환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수 없다”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준비 1차 회의에서 이날 발표된 인선에 대해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철학도 없는 깜깜이 인사에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로 국민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현재까지 발표된 인선을 보면 ‘적소적재’(선 직무파악·후 인재배치)라는 (민주당의) 인사 기본원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며 “철저한 검증으로 견제의 소임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법, 원칙, 공정, 상식, 도덕, 양심에 어긋나는 바가 없는 후보인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윤 당선인은 인사 기준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고, 공을 엉뚱한 데 던져 놓고 스트라이크라고 우길 태세”라며 “인수위가 밝힌 유일한 기준은 15년 전 청문회를 통과했다는 것인데 어불성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