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윤 당선인에게 국무위원후보자 추천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후보자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총리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는 데부터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인수위 기자회견장을 찾아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 총리 후보자가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에 8명의 명단을 자필로 적어 당선인에게 문서로 제출했다"면서 한 후보자가 윤 당선인에 제출한 추천서를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제5조 1항에 따라 다음 사람을 국무위원 후보자로 추천한다"면서 윤 당선인이 이날 발표한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명단이 적혔다. 하단에 한 후보자의 자필 서명이 들어가 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한 후보자의 자필 사인이 돼 있는 이 문서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총리 후보자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추천권을 행사하는 데부터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가 담긴 서류"라고 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이날 윤 당선인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 직후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무위원 추천권은) 한 번도 쓴 적이 없었다"면서 "윤 당선인께서 취임 이후에도 국무위원 선임에 대해서는 총리의 제청권을 보장하겠다는 뜻이며, 통치자로서 대통령, 청와대의 권한을 헌법이 정하는 원칙에 따라 행사하시겠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한 후보자는 '실제로 이날 발표된 인선에 의견이 많이 반영됐냐'는 물음에는 "윤 당선인과는 한 3시간쯤 논의를 했고,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인사검증팀과 제가 따로 2시간 30분쯤 (모여 논의를 해서) 모두 5시간 30분가량 논의를 했다"면서 "다만 당선인께서 제 이야기만 들은 게 아니라 비서실장이나 인사검증팀으로부터도 인풋(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추경호 후보자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추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는 말에는 "(인선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는 모두 윤 당선인께서 결정을 하셨다"면서 "저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정도 말씀을 드렸고, 윤 당선인께서 관료 출신이면서 정치 경험도 있고 인수위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추경호 후보자가 적절하겠다고 점지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 출범 후에도 장관이 바뀔 때마다 총리가 이렇게 서명한 제청안이 올라간다고 봐도 되냐'는 물음에는 "윤 당선인께서 한 번 시작한 일이니 계속 그렇게 하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남은 부처의 후보자 임명 등에 대해서는 "검증의 시간이 꽤 걸린다"면서도 "국회 청문회 일정도 있으니 빨리빨리 일을 끝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