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년 전 ‘폭파’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 입구를 건설한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등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7일(현지 시각)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위원이 지난 6일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3번 갱도 입구로 보이는 형태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갱도 근처에 새로운 토사 더미도 포착됐다.
지난 3일 사진을 보면 3번 갱도 입구 주변에 쌓였던 눈이 치워졌으며, 갱도 입구에서 토사 더미로 이어지는 도로는 평탄화됐다. 중대형 장비를 적재한 차량이 현장을 오간 흔적도 발견됐다. 가쓰히사 전 위원은 “3번 갱도에 입구를 건설하고 굴착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3번 갱도 이외에 다른 갱도 주변에선 굴착이나 공사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지난 6일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오는 15일 ‘태양절’을 계기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너무 많은 추측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또 다른 미사일 발사가 될 수도 있고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북한은 오는 15일 태양절 110주년을 기념해 개최할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군중 퍼레이드 행사 준비가 막바지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8일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전날 오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김일성광장에 수만명의 인파가 밀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주민들은 빨간 꽃을 들고 있는 듯 붉은 물결을 이뤘고, 노란색으로 ‘일심단결’ 문구와 노동당 로고까지 형상화했다. 동원된 군중 규모 등을 볼 때 행사 준비는 막바지로 추정된다. 빨간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깔을 동원한 것으로 미뤄 여느 때보다 화려한 퍼레이드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오는 25일에는 북한의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 기념일(건군절)을 계기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플래닛 랩스 위성사진에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열병식 훈련장에 1만여명의 병력이 모여 훈련 중인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