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이 전 지사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과 이 전 지사의 측근인 김병욱 의원 지역구인 성남분당을이 거론된다. 두 곳 중 이 전 지사가 출마하기에 분당을이 더 명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서 보궐선거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구는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 인천 계양을이 비고, 김병욱 의원이 성남시장에 출마하면 경기 성남분당을이 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전 지사의 정치적 기반은 성남이다. 분당을은 수내동이 있는 지역인데, 그곳이 국민의힘 지지세가 가장 센 곳”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 전 지사 입장에서는 (출마할) 명분이 생긴다”고 했다.
이 전 지사가 대선 패배 후 불과 두 달여 만에 보궐선거에 나선다면, 민주당 텃밭보다는 험지에 나가는 것이 명분으로 내세우기에 좋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분당을이) 성남에서도 약간 (서울) 강남 같은 곳이어서 어려운 지역으로 나간다는 인상을 심어주면서 출마하려 할 것”이라면서 “(송 전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은 인천에서도 가장 민주당세가 센 곳”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지사는 경기도에서 50.9%를 득표하며 45.6%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5.3%포인트 앞섰다. 반면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42.3% 득표율로, 윤 당선인(55%)보다 12.7%포인트 낮았다. 이 전 지사는 자택이 있는 수내1동에서는 총 1만1481표 중 4335표(37.8%)를 얻어, 6792표(59.2%)를 얻은 윤 당선인보다 득표율이 21.4%포인트 낮았다.
이 대표는 성남분당을 지역구에 대해 “저희도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라고 판단하는 곳이어서, 중량감 있고 강한 후보를 내면 이 전 지사가 고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이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투입할 후보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이름을 거론하자 이 대표는 “칼은 칼집에 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밝히지 않았다.